실업 연맹기, 3대3 단체전 우승

명문의 첫 발 내딛은 서울시청팀

 명가의 도약을 꿈꾸는 서울시청 태권도 팀. 사진좌로부터 최유진, 왕해리,박소영,이창건 감독, 정수지, 오혜리 선수.
 명가의 도약을 꿈꾸는 서울시청 태권도 팀. 사진좌로부터 최유진, 왕해리,박소영,이창건 감독, 정수지, 오혜리 선수.
창단 3년째에 접어든 서울시청 태권도팀. 이제 막 실업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지만 팀원들 가슴에 담긴 꿈은 푸른 하늘만큼 크고 투명하다.

서울시청 태권도팀은 다섯 명의 선수와 한 명의 감독으로 이뤄진 실업팀이다. 맏언니 왕해리(-57kg)와 최유진(-49kg)선수를 필두로 분위기 메이커 오혜리(-73kg)선수, 실업 초년생 정수지(-62kg)와 박소영(-67kg)선수 등이 이창건 감독과 한 솥 밥을 먹고 있다. 소위 잘 나가는 실업팀과 비교해 작은 규모이고 빛나는 전통도 자랑하지 않는다. 더구나 통근 지원도 없는 상태다. 그러나 다섯 명의 겁 없는 태권낭자들은 개의치 않고“지금부터”란 말을 힘주어 말한다.

"솔직히 우리 팀은 현재 체급별로 선수들이 다 채워져 있지 않았습니다. 또 전통도 미력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출발점이 되어 여느 실업팀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명문 팀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다섯 명이 입을 맞춘 듯 또박또박 말하는 모습에서 이 팀의 미래가 밝게 느껴진다. 이 감독은"우수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명문 팀으로의 도약을 위해 나 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게 흐뭇하다"며 살며시 팀 분위기를 자랑을 한다.

이처럼 감독과 선수가 팀 도약을 위해 하나 된 모습을 보여줘 서울시뿐만 아니라 서울시태권도협회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고 있다. 서울시는 전용 훈련장 건립을 추진 중이고 선수들 처우 개선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서태협 임윤택 회장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이 팀에겐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서울시청팀의 훈련은 거친 숨소리, 땀 그리고 집중력으로 대변 된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렇게 저렇게 훈련하라고 사사건건 지시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즐겁게 신나게 훈련하도록 만들어 주는 게 이 감독의 스타일이다. 현재 서울시청팀은 전용 훈련장이 없다. 서울체고에서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불만을 낼 법도 한데 선수들 하나하나 얼굴에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서울시청 선수들은"전용 훈련장이 없어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이동 거리도 얼마 안 되고 후배들이 보고 있어 오히려 훈련에 더 집중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연유 때문인지 훈련하는 모습은 보면 죽기 살기로 하는 것 같다. 당연히 거친 숨소리가 나오게 돼고, 얼굴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다. 또 대충하는 법이 없다. 단 1분을 하더라도 집중력 있게 훈련한다.

이 감독은"선수들이 마음껏 훈련하게 도와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말한다. 이런 이 감독의 말에 선수들은"감독님이 많은 것을 챙겨주어 편안히 훈련하고 있다"고 화답.

이런 이심전심은 곧바로 성적으로 이어졌다. 지난 실업연맹기 3대3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종합 준우승에 올랐다. 이번 단체전 우승은 서울시청팀에겐 각별하다. 창단이후 처음 느껴 본 우승이기 때문이다.

맏언니 왕 선수는"우승하는 순간 선수들과 껴안고 울었다"며"이번 우승으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 게 큰 효과"라고 밝혔다. 이 감독 또한"정말 기분 좋았다"며 당시의 순간을 술회했다.

이번 대회 우승이 준 또 하나의 선물은 팀 분위기 메이커인 오혜리 선수가 다시 일어 선 것이다. 오 선수는 런던올림픽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 참여하지 못했다. 런던행 티켓을 놓고 멋진 승부를 펼치기도 전에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최종선발전 진출에 실패했다. 실력 부족이 아니라 부상이어서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오 선수와 이 감독 모두에게 큰 상처로 남았지만 넘어야 할 산이었다. 이번 단체전에서 오 선수의 활약이 우승의 견인차가 됐다. 오 선수가 자신감을 갖게 된 동기가 됐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혹독한 훈련 뒤에 선수들은 또 다른 각자의 생활에 여념이 없다. 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에 열중하는 선수가 있는 가 하면, 스포츠가 좋아 요즘 시즌인 야구장에 구경하는 선수도 있다. 또 개인 시간에도 훈련하는 선수도 있다.

각자의 시간이 있지만 공통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서울시청팀 선수들은 원어민 강사로부터 영어회화를 배우고 있다. 수준별 학습으로 개인 실력에 맞게 영어회화를 배우고 있다.

젊은 팀. 도약을 다지는 다섯 명의 태권도 낭자. 서울시청 팀과 함께 나눈 대화 속에서 느낀 단어들이다. 서로의 장점을 칭찬하고 단점을 보완해 주려는 선수들 모습에서, 작은 것 하나 배려하고 지원해주려는 감독의 마음에서 서울시청팀의 미래가 화창하게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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