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박상욱 국장
 박상욱 국장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환상의 뒤후려차기로 태권도를 살렸다는 평가와 함께 전 국민과 세계태권도인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태권도 스타 아이콘’으로 떠오른 문대성.

모교인 동아대학교 교수 임용을 시작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최다득표로 당선돼 국제 스포츠 외교관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일조하는 등 그를 롤 모델로 삼은 태권도는 물론 스포츠계 후배들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지난 4.11 총선 때 부산 사하갑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며 승승장구의 정점에 올랐다.

화려한 정치 입문이었지만 박사학위 논문 표절 시비에 휘말렸고 스포츠 스타답지 않은 당당하지 못한 언행으로 구설수 오르는 등 태권도계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지난 20일 국민대학교는 문 당선자의 박사학위 논문은 표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문 당선자는 논문 표절의 책임을 지고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20년 넘게 문 당선자가 쌓아온 공든 탑이 단 1개월여 만에 무너졌고 특히 ‘명예’실추가 너무 큰 손실이다. 이번 논란으로 잃은 게 너무 많다 것이 태권도계의 공통된 견해다.

일부는 이번 총선과정에서 문 당선자의 표절논란이 태권도 이미지를 실추는 물론 한국 체육계 이미지가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태권도계는 2013년 IOC총회에서 태권도 핵심종목 유지라는 중요한 대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문 당선자는 동아대 교수직을 이미 내놓았다. 국회의원직과 IOC 선수위원직까지 박탈당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 당선자가 당적과 달리 의원직을 스스로 포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문 당선자가 20일 언론에 배포한 신상 자료에서도 “유권자들이 저의 진정성을 알고 선택해 주셨다고 생각 한다”면서 의원직 유지 의사를 내비쳤다. 6월 개원하는 19대 국회가 문 당선자를 제명할 가능성도 있지만,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이끌어 내야 하는 만큼 속단은 이르다. 논문 표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국회의원이 또 있을 가능성과 이에 따른 여야의 정치적 부담도 ‘문대성 제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IOC 선수위원 자격도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2008년 IOC 선수위원으로 임명된 문 당선자의 임기는 2016년까지로 3년여 남아 있다. IOC가 문 당선자의 논문 표절 의혹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에서, 21일 IOC는 문 당선자의 표절시비 조사에 착수하고 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고려할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IOC는 ‘국가 내부 불간섭’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달 초 IOC 위원이자 헝가리 대통령인 팔슈미트가 20년전의 박사학위 표절 시비로 대통력직에서 사임했지만 IOC 위원직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다. 

문 당선자의 도덕성의 흠집으로 태권도가 올림픽 핵심종목에 잔류하는데 불똥이 튀지 않을까란 우려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으로 태권도 이미지 실추는 있을 수 있겠으나 핵심종목 잔류의 적신호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그동안 세계태권도연맹을 중심으로 태권도계가 차질없이 철저한 준비를 해왔고,IOC가 국가 정치 문제를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문 당선자의 향후 행보다.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며 정치계에 남든, 의원직을 과감히 버리고 친정인 태권도계로 돌아오든 그가 선택해야할 몫이다. 어떤 길을 걷든 스포츠 스타답게 페어플레이 정신을 잊지 말고 정정당당 하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

또 문 당선자는 자신과 관련해서 아직까지 의혹으로 남아 있는 것들에 대해 국민들 앞에 솔직하고 당당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솔직하지 못하고 다시금 말 바꾸기를 한다면 헤어나지 못할 늪에 빠질 수 있다.

문 당선자는 또한 후배 스포츠인들을 생각해야한다. 자신을 롤 모델로 삼은 후배들에게 더 이상 상처 주지 말고 부끄럽지 않은 선배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문 당선자가 다시 한 번 화려한 뒤후려차기를 태권도인들과 국민들에게 보여주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WTN 월드태권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