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은 불가기(不可欺)니 속이려야 속일 수가 없다. 워낙에 똑똑해서 스스로 판단하고 처방해

장수를 흔히 지장(智將)과 덕장(德將), 맹장(猛將)으로 나눈다.
지장은 불가기(不可欺)니 속이려야 속일 수가 없다. 워낙에 똑똑해서 스스로 판단하고 처방해서 이상적인 방향으로 조직을 이끈다. 이성적인 판단으로 상황을 장악한다. 대신 조직은 리더의 결정만 쳐다보고 있어 수동적이 된다. 능력으로 판단하므로 인간미가 부족하고 구성원 간의 결속력이 약하다. 때로 리더의 판단이 잘못되면 조직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덕장은 불인기(不忍欺)라 속일 수는 있지만 차마 못 속인다. 품이 넓어 아랫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줄 안다. 부드럽게 감싸 안아 조직을 융화시킨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아 조직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다. 하지만 자칫 줏대 없이 사람 좋다는 소리나 듣기 딱 좋다. 덕만 있고 위엄이 없으면 속없이 잘해줘도 나중엔 아래에서 기어오른다. 중심을 잘 잡아주지 않으면 조직이 우왕좌왕 목표를 잃기 쉽다.맹장은 불감기(不敢欺)니 무서워서 감히 못 속인다. 불같은 카리스마로 화끈하게 조직을 장악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간다. 일사불란한 장점은 있지만 아랫사람이 좀체 기를 펼 수가 없다. 방향이 잘못되었을 경우 대책 마련이 어렵다. 비상시라면 몰라도, 평상시에는 조직의 창의성이 발휘되지 못한다. 때로 놀라운 성과를 내서 기염을 토한다. 하지만 늘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다.지장과 맹장은 위엄만 있고 덕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덕장이 위엄까지 갖추기란 쉽지 않다. 덕장은 인화를 바탕으로 원만한 성과를 이룬다. 지장과 맹장은 자기 확신이 강해 아랫사람의 생각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큰 문제도 큰 성공도 종종 이들이 이끄는 상명하달(上命下達)의 조직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결과는 반반이라 위험 부담이 크다.속이려야 속일 수 없는 지장은 인간미가 없다. 차마 못 속이는 덕장은 민망한 구석이 있다. 감히 못 속이는 맹장은 너무 사납다. 이 셋 중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무능한 것이니 족히 말할 게 못 된다. 문제는 덕과 위엄의 조화다. 가슴과 머리와 실력이 균형을 갖춰야 한다. 좋은 것만 찾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모험만 즐기면 뒷감당이 어렵다. 용장(勇將)보다 지장(智將)이 낫고 지장보다 덕장(德將)이 낫다." 예로부터 영웅호걸이 명멸하면서 장수(將帥)의 유형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용맹무쌍한 장수는 용장, 지략이 넘치는 장수는 지장, 어질고 너그러운 장수는 덕장으로 불렸다. 운이 좋은 장수를 운장(運將), 복이 많은 장수를 복장(福將)이라 이르기도 한다.동양의 고전이자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친 "삼국지"의 세 주인공 중 조조는 전형적인 지장 스타일이었다. 정면승부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꾀와 외교는 물론 때론 위계와 사술 구사도 서슴지 않았다. 지략가 제갈공명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했던 유비는 도원결의(桃園結義)로 의형제를 맺은 관우 장비를 비롯한 장군 재사들을 어진 인품으로 아우른 덕장의 전형이었다. 우리 태권도 제도권 리더들은 위의 유형에 어느 장수에 속하는지 자못 궁금하다. 필자가 판단할진대 위의 장수 감 중에 우리 태권도 리드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무능한 장수가 대부분이고 그저 운이 좋은 장수 운장(運將)과 복이 많은 장수 복장(福將)들만이 판치고 있는 게 아닌지 되씹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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