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시대는 칠웅(七雄)이 할거하던 시대다. 서쪽에 진(秦) 나라가 강한 세력을 형성하고 동쪽에 조(趙), 한(韓), 위(魏), 연(燕), 제(齊), 초(楚) 등 6국이 남북으로 분포한다. 1강6약의 세력판도가 형성된 시기다. 이 때 열세에 놓인 6국이 동맹을 맺고 진나라에 대항해야 한다는 것이 책사 소진(蘇秦)이 주장한 합종책. 소진은 실제 여섯 나라의 군사동맹을 성사시키고 그 공로로 재상자리에 오른다.

이 합종책을 깬 것이 연횡책인데 그가 바로 소진과 친구 사이이기도 한 장의(張儀). 장의는 합종책으로 결속돼 있는 여섯 나라를 찾아다니며 강대국인 진나라와 연대하는 것이 안전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설득, 이 구도를 와해시킨다. 전국시대는 제후국의 패권 다툼이 치열했던 때다. 약자 끼리 힘을 합쳐 강자에게 맞서거나 강자와의 연합을 통해 공존하는 것이 당시 대외전략의 근간이 됐던 것이다.
 
세상사 합종연횡은 세력을 따라 끊임없이 변전하고 세상의 흐름에 형편과 필요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며 서로 다른 집단이나 세력이 특정한 이익이나 목적을 위해 손을 잡는 행위가 자연스러운 현상일까?
 
요즘 우리 태권도계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이리 저리 짝을 짓는 이를테면 합종연횡(合縱連橫)이 성행하고 있다. 이번 1월29일 대한태권도협회 총회에서 김태환 회장의 사의 표명에 따라 향후 대한태권도협회 권한대행 체제냐 아니면 6개월 남짓 과도기 회장 선출이냐를 두고 설왕설래 하고 있다.
 
급기야는 이번 18일 대한태권도 결산이사회에서 회장 권한대행의 정하자고 이사들을 찾아다니는 웃지 못 할 이야기가 나돌고 몇 대의원들은 사오 짝짓기 차기 회장에 나서면서 동분서주 하고 있어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그리고 5월 임기 만료되는 국기원 8명의 후임 이사 선임을 두고 차기 후계 구도의 주요 변수로 보고 후임 이사 진입을 위해 여기저기 줄서기에 여념이 없는 인사 분류와 이사회 장악을 위한 임기 만료되는 5월까지 후임 이사 인선 이사회 개최를 연기 한다는 꼼수와 정관에 명시 된 대로 임기 2개월 전 후임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원칙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우리 태권도 정세가 마치 전국시대의 복사판 같다.
 
최근 체육회 통합으로 두 단체의 통합에 따른 변수가 여느 세력이 차기의 헤게모니 구도에 급부상 할지 기존의 현 헤게모니 그룹과 권력이 충돌하면서 태권도는 세력 재편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 헤게모니 중심으로 한 세력과 태권도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축으로 하는 세력이 맞서고, 기생충 같은 어용 단체가 가세하면서 정세는 한층 복잡하고 민감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쪽에서 합종하면 연횡으로 맞서고, 한쪽에서 연횡하면 합종으로 대응하는 식이다.
 
지금 우리 태권도의 놀라운 사실은 그동안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물 치의 빈곤에서 나아진 게 별로 없다는 점이다. 김운용 시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태권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도자들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를 열자면 마땅히 보여줄 그 무엇이 필요하다. 늘 통용돼온 방편이 아니라 새로운 제도와 새 인물의 등장이다. 지금의 몇 사람들이 만들어낸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개혁을 내세워야 한다. 그 가운데는 인물 세대교체와 함께 조직개편으로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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