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손짓과 과장된 액션. 이것은 심판의 쇼맨쉽이 아닙니다.”
 
 
 
1888년 미국 프로야구에는 청각장애를 가진 야구선수 더미 호이가 있었다. 그를 위해 심판들은 스트라이크나 볼, 아웃이나 세이프 등의 판정을 할 때 큰 목소리와 함께 큰 손동작을 섞어 수신호를 하기 시작했다. 잘 듣지 못하는 그가 심판의 판정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신호로 그에게 말을 건 것이다. 이 내용은 훗날 한 자동차 회사의 TV광고로 제작되었었는데 그 광고의 마지막은 이 문장으로 끝난다.
 
“소통을 위한 수신호”
 
인상적이다. 의사소통을 위한 손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우린 소통을 위한 수신호를 자주 접할 수 있는데, 간단하게 생각하면 멀리서 다가오는 친구에게 손을 흔드는 것도 일종의 수신호라 할 수 있고, 가락동 농수산시장이나 노량진시장 같은 곳에서 경매를 할 때도 수신호를 볼 수 있다. 그 수신호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빠르고 정확하게 서로의 의중을 파악하고 의사소통을 진행한다.
 
어디 이뿐이랴. 맨 처음 언급했던 야구장 뿐 아니라 축구장, 농구장 등 다양한 스포츠 경기장에서도 우린 심판들의 다양한 수신호와 모션들을 접한다. 그리고 그것들은 경기를 쉽게 이해하는 요소가 될 뿐만 아니라 때론 경기를 보는 하나의 중요한 재미요소가 되기도 한다. 열정적으로 세이프 모션을 취하는 야구심판의 수신호나 중요한 순간에 페널티킥을 선언하는 축구심판의 손동작에서 우리는 희열을 느끼는 것이다.
 
태권도 경기장에서도 이런 희열을 느끼는 관중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태권도가 경기장에 처음 얼굴을 비추었을 때는 심판의 수신호가 20여 가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80년도에 접어들면서 심판 수신호가 너무 많아 관중이나 지도자, 선수들이 이해하지 못해 어렵다는 이유로 경기장에서 거의 다 사라졌었다. 그러나 심판의 수신호는 소통이요, 숨은 언어다. 재미있는 태권도를 지향하고, 시청자나 관중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대한태권도협회는 지난 소년체전부터 그리고 세계연맹은 2015년 세계태권도대회부터 몇 가지 수신호를 다시 만들어 시행하고 있어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1. 한계선 밖으로 나가는 행위 / 2. 상대를 잡는 행위 / 3. 밀고 끼는 행위에 대한 경고 심판 수신호는 관중들에게 경기의 이해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수신호를 통해 감점이나 경고 사유를 간편하지만 명확하게 심판이 밝힐 수 있다면, 이는 판정의 투명성은 물론이고 경기의 재미를 부여할 것이다. 과거처럼 경기를 보는 이들에게 지금 저 선수가 왜 경고를 받았는지, 왜 감점을 당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코치들이 세컨드를 볼 때 영상 리프레이 신청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시행하고 있는 수신호에 몇 가지 경고 및 감점에 대해 수신호를 포함했으면 한다. 과거처럼 복잡하게 너무 많은 수신호까진 아니더라도 경기장에서 많이 발생되는 경고 및 감점에 대해 넘어진 상대 가격하는 행위 / 그 외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에 대한 감점사유를 묶어 그때 그때 심판이 수신호를 취한다면 경기를 보는 이들은 심판의 판정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세계선수권대회 4연패를 이룬 정국현 한국체대 태권도학과 교수(53)를 기술위원장으로 그리고 전자호구특별위원장에는 최창신 WTF 상임고문이 임명됐다.
 
정국현 신임 위원장은 경기인 출신이고, 추진력과 능력을 겸비한 정국현 교수 및 우리 태권도인으로 문화체육부 차관 출신이신 최장신 상임고문이 전자호구특별위원장으로 발탁 현 경기규칙에 대한 전반적인 수정과 전자호구 개선을 통하여 태권도 경기 발전을 기대해보기 충분한 결과일 것이다.
 
1. 전자호구 발바닥 센서 제거 / 2. 얼굴을 맞고 넘어졌을 때, 카운트를 세면 경고를 주지 않는 사항 / 3. 전자헤드기어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 4. 다양한 심판 수신호 보완 등을 잘 고려해, 보다 재미있는 태권도를 만들어 태권도인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세계태권도연맹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 상임심판 엄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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