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 모놀로그 나의 금메달 스토리 손태진

 
 
2008 베이징올림픽 -68kg 금메달리스트“그랜드슬램 이루고 싶다”한국에 돌아와서 참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이제 조금씩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실감하고 있다.내가 태권도를 처음 시작한 것은 경산중앙초등학교 4학년 때다. 당시 난 몸이 약한 편이었다. 그런 내 모습이 안쓰러우셨는지 이모부님께서 태권도장에 데려다 주셨다. 전평체육관에서 1년 정도 태권도를 배우다가 중앙체육관으로 옮겼는데 처음엔 내성적인 성격 탓에 잘 어울리지 못했지만 친구들과 사귀면서 재미있게 태권도를 배웠고 나와 잘 맞는 운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중앙체육관 손수환 관장님이 “태진이는 운동에 가능성이 있으니 선수로 활동해 보는 것도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첫 대회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나간 경산시장기대회였고 그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첫 출전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도 좋았지만 5학년 때 초단을 따게 된 것이 더 기뻤다. 어렵게 수련해서 딴 단이었고 이젠 자유롭게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분이 좋았다.난 참 복이 많은 것 같다. 주위에 좋은 선배들이 항상 힘을 북돋아 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지금은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는 장원모 선배와 부산 수영구청의 이석훈 선배는 태권도 선배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여러 면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같은 팀(삼성에스원)의 김진욱 선배와 최성호 선배는 친형처럼 편안하게 지내고 있는 좋은 선배들이다. 본받고 싶은 선수는 상무의 최연호 선수다. 난 아직 국제대회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인데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준비하면서 최 선수의 훈련모습을 보며 배울 점이 참 많다고 느꼈다. 최 선수는 스텝이 좋고 정확한 공격이 탁월한 선수다. 지금이야 다 지난 이야기지만 정말 2007년도는 너무 힘든 한 해였다. 학교문제, 세계선수권대회서 1회전에 탈락하는 등 스트레스가 극심했고 태권도를 포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소속팀의 김용수, 박만석 코치님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코치님들은 “태진이는 아직 나이가 있으니까 실패를 두려워 말고 부딪쳐 보라”고 용기를 주셨다. 점차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계기였다. 깊은 수렁에 빠져있는 것 같았을 때는 눈에 보이는 대로 무조건 책을 읽었다. 특히 <스포츠 마인드>는 5년 동안 계속 반복해서 읽어 이제는 내용을 거의 다 외울 정도다. 태권도는 격렬한 공방 중에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지는 매력적인 운동이다. 인내심과 절제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도 태권도를 배운 덕택이다. 개인시간이 주어지면 컴퓨터게임(스타그래프트)이나 노래를 즐겨듣는데 노래방 18번이 박상철의 <무조건>일 정도로 트롯트를 좋아한다. 선수로서 다음 목표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고 그 이후에는 아시안게임, 그리고 런던 올림픽에서도 2연패를 하고 싶다. 아주 먼 훗날에는 남성 의류사업을 하고 싶은 꿈이 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이 같은 결과는 결코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의 덕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최종선발전 1,2차전에서 지훈이(송지훈) 형이 아니었다면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다시 한 번 이 지면을 빌려 감독님을 비롯해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끝으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실패를 실패로만 보지 말았으면 한다. 실패는 성공의 과정이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말고 꾸준히 정진하면 언젠간 멋진 결실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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