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김주훈 이사장은 지난 25일 임춘길 부원장을 면직시켰다.

올해 들어 임직원과 계약직을 포함해서 총5명이 국기원 문을 나서게 됐다. 국기원은 특수법인 전환이후 수 차례에 걸쳐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해, 표면적으로 조직을 정비하여 목적사업을 충실히 수행하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태권도인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임직원 해고와 계약직의 계약연장 불가 등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는 국기원 측의 설명이 있었다.

이러한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조직개편과 인사단행과 임직원 해고 등이 개인의 업무능력, 조직 융화력, 국기원 발전에 기여했는지 등의 잣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평가되었을 때 가능하다. 반면 조직의 역량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인사단행이나 조직개편이 조직 관리자의 감정이나 편향된 생각으로 즉흥적이고 졸속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국기원은 심각한 중병을 앓게 될 것이다.

국기원 조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움직이기보다 인사권자의 눈치를 살피고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보다는 줄서기에 열중하는 행보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기원 목적사업을 비롯한 특화된 사업은 표류할 것이고 다양한 서비스 제공은 공허한 메아리로 머무를 것이다.

이번 임 부원장 면직에 대해 태권도인들이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유가 국기원 집행부의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이사장의 의지가 담겨져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입지구축을 위해 내민 카드인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이 집행부 임원의 불신임에 따른 인적쇄신 차원에서 꺼내든 카드라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김 이사장의 멈추지 않는 인적쇄신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김 이사장은 임 부원장 면직 이후 태권도 관련 주요 인사들을 만나 집행부 임원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국기원 이사진들을 만나 국기원 현안을 논의 한 것으로 전해져 인적쇄신은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태권도계의 다른 일각에서는 임 부원장 면직은 김 이사장의 입지구축과 연임을 위한 사전 치밀하게 준비된 전략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국기원 이사장을 비롯한 상근임원들 간의 입지구축을 위해 직원해고 및 계약해지 등의󰡐인사전쟁󰡑으로 1라운드의 샅바싸움을 치른 후󰡐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면서 생존을 위한 복마전의 결과라는 여론이 비등하다.

국기원이 특수법인으로 전환이후 목적사업이 표류하고 법적 소송 문제 등 끊임없는 파열음 흘러나오는 것에 이사장을 포함한 집행부 임원의 책임이 크다.

남은 후반기 임기 동안 가시적인 사업성과를 내어 태권도인들의 재평가를 받도록 해야 된다. 우리는 김 이사장이 집행부 임원의 인적쇄신에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면 적극 지지하고 싶다. 그러나 국기원을 복마전의 내민 것이라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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