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전사령관'의 노하우 후배들에게 전수

런던의 영광, 도장활성화에 도움 되길 기대

 
 
대한태권도협회(KTA)는 지난17일 2012 런던올림픽 태권도대표팀 코칭스태프를 확정했다. 박종만(한국가스공사), 김현일(용인대), 함준(고양시청) 감독등이 올림픽호에 승선했다. 일각에서는 김세혁(57) 감독이 또 올림픽에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그의 이름이 빠진 것에 물음표를 던지게 했다.

이러한 의문은 김 감독이 KTA에 밝힌 입장을 보면 어느 정도 풀린다. 김 감독은 지난 14일 KTA에“감독으로서 진두지휘는 하겠지만 대한체육회가 KTA에 배정한 공식 정원에서 자신은 빠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KTA가 공개채용으로 선발한 코칭스태프와 큰 갈등 없이 유럽전지훈련과 동계훈련을 효과적으로 잘 소화했고, 바쿠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세계선발전에서 한국에게 주어진 4체급(남 +80kg, -58kg, 여 +67kg, -67kg) 모두 올림픽 티켓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감독이 올림픽대표 코칭스태프로 합류하는 욕심을 부린다고 해도 반대할 뚜렷한 명분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김 감독 사심을 버리고 런던 올림픽과 후배 감독들을 먼저 생각했다. 김 감독은“3번이나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고 말한 뒤“이제는 후배들에게 영광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며 코칭스태프 합류를 고사했다. 김 감독은 이어 “대표팀 총감독을 맡을 때부터 생각해 왔던 부분이고 나는 뒤에서 우리 선수들이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만 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김 감독은 4체급 금메달 고지 도전의 구상도 마쳤다.

김 감독은“금메달 4개를 획득하는데 노력하겠지만 금메달에 근접한 것은 2개”라고 말한 뒤“1개라도 더 만들어 내는 데 모든 힘을 쏟을 것”이란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은 먼저 상대선수에 따라 수시로 전략·전술을 바꾸며 선수가 세컨드를 믿고 편안하게 경기를 뛸 수 있게 자신의 모든 역량을 발휘하겠다는 큰 틀을 세웠다. 이를 위해 태릉선수촌에 입촌하게 될 후배 지도자들에게 선수 지도 노하우를 전수하고, 훈련계획서를 작성해 선수들이 체계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다.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며 군림한 것이 아니라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을 잘 지도하도록 조언해주고,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제 기량을 발휘해 올림픽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꿈의 무대인 올림픽 무대를 어렵게 밟게 된 선수들 개개인의 장단점과 경쟁해야 될 국가별 상대 선수의 장단점까지 이미 파악해 놓고 거기에 맞는 훈련 계획이 세워져 있어‘야전사령관’이란 말을 실감케 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혹독한 체력훈련과 정신 교육을 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 감독은“우리 선수들의 기량은 세계최고 수준이다”며“중요한 것은 3라운드를 풀로 뛸 수 있는 체력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의 성적이 도장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그는“KTA가 도장활성화에 애를 쓰고 있는데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면 국민들 시각, 어린아이들 시각이 달라져 일선 도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에서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선 도장활성화에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고 있어 달라진 그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백의종군하며 뒤에서 묵묵히 런던 올림픽만 생각하겠다는 김세혁 감독. 코트의 야전사령관으로서 그의 진면목이 후배 지도자들, 선수들과 접목돼 런던에서 어떻게 보여 지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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