楊子에게는 楊布라는 동생이 있었다. 어느 날 양포는 아침에 집을 나설 때 흰옷을 입고 외출하였는데 집에 돌아올 때는 비가 내려 흰옷이 더럽혀질까 검정 옷으로 갈아입고 돌아왔다. 그러자 집에서 기르고 있던 개가 양포를 낯선 사람으로 알고 마구 짖어대기 시작하였다. 양포가 화가 나서 지니고 있던 지팡이로 개를 때리려 하자 형 양자가 그것을 보고 동생 양포에게 이렇게 타일렀다.“개를 탓하지 마라. 너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느냐. 만일 네 개가 조금 전에 희게 하고 있다가 까맣게 해가지고 돌아오면 너 역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느냐.”

『한비자』에 나오는 이 양자의 이야기로 겉모양이 달라졌다고 해서 속까지 달라진 것으로 아는 것은 다만 형상에만 집착하는 어리석음으로 이처럼 겉모양은 쉼 없이 변화하지만 그 본질을 변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겉이 달라졌다고 해서 속까지 달라진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을 가리켜 ‘楊布之狗’란 성어에 빗대어 지금의 국기원 법정법인 출발 2년의 국기원을 두고 비유 하면서, 태권도가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인적 시스템을 언급하고자 한다.

지금의 태권도 구도와 태권도인 들의 의식구조에 몇 명의 개혁 추진으로 과연 태권도가 구조적으로 개혁이 가능한 구조인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지금의 태권도의 인적 및 의식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동감한다.
태권도 기관들은 물고기가 사는 어항에는 산소 공급만 잘해 주면 물갈이를 해주지 않아도 된다고 믿고 물을 갈아 주지 않아 머지않아 물고기가 모두 죽는다는 진리를 모르고 있는 현실이 문제 인 것이다. 지금 태권도에 벌어지고 있는 새 판짜기 물(고기)갈이를 말하기 위한 것이다.

태권도 제도권의 변화가 과연 진정한 물갈이가 맞느냐는 점이다. 태권도 지도자들은 자발적으로 태권도판을 떠나는 모습을 아름다운 퇴장으로 찬사를 보내지 않는다. 혹은 떠밀려서라도 태권도판을 떠나는 사람들은 그 사람을 정점으로 모여 다른 일을 획책하고 도모한다. 과연 이런 태권도계의 빈자리가 새로운 인물들로 채워진 다음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새로운 태권도 제도권으로 태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될까? 과연 그럴까. 인물이 대거 바뀌게 되면 태권도계는 환골탈태할 수 있을까. 예의 내린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 태권도계의 움직임은 ‘물갈이’라기보다 ‘물고기 갈이’에 불과한 것을 우리는 너무 과도한 의미를 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경우 제도권의 제도와 시스템은 물이요 지도자는 그 안의 물고기로 보아도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물론 어항의 물을 그대로 둔 채라도 그 속의 물고기를 바꾸는 것이 전혀 의미 없는 일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오염된 물을 갈지 않는 이상 결국 그 오염된 물이 물고기를 오염시키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일 따름이다.

요즘 태권도 몇 인사들의 이기집단과 이전투구에 의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비생산적인 일로 태권도인의 민의 합의점 도출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몇 지도자들의 이익을 위한 여론몰이에 주력 태권도의 행정공백과 개인의 신상에 관한 입에 담지 못할 애기가 난발하고 부정과 불법이 판치고 있다. 물론 이런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다만 서로를 질책하고 잊지도 않는 여론을 조장하고 불필요한 일에 시간과 정열을 소진하게 하는 구조가 문제다.
한 마디로 태권도 발전과 공생의 목적 대신 투쟁만을 위한 투쟁으로 일삼는 몇 사람들과 그 틈새에 기생하는 기회주의자들 또 한 가지 중요한 문제는 태권도의 권력과 먹이사슬 구도의 시스템이다.
도저히 이대로의 태권도 구도의 시스템으로는 태권도의 발전을 기대 할 수 없다. 이런 시스템 안에서는 태권도가 정상적인 코드로 갈 수가 없는 상황이다. 예컨대 몇 명명의 악의 축에 집중화 되어 있는 인적인 구조나 구성여건이 변하지 않고는 태권도는 항상 이런 양상으로 서로를 불신하고 비방하며 이기집단과 이전투구의 현상이 가시지 않을 것이다.

물갈이를 외치는 인사나 언론이 이 같은 구조적 모순 개선에는 얼마나 애쓰고 있을까. 안일무사원칙의 행정운영 및 태권도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개혁은 모조리 외면한 채 자기 영달에만 매달려 있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대로다. 몇 태권도 인사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지만 일반 대다수의 태권도 지도자들이 보기에는 지엽말단에 불과한 일이다.

태권도의 인사 몇 명 바꾸는 것은 물갈이가 아니다.
물고기 갈이에 불과하다. 그들이 오염된 물에 들어갈 경우 선택은 자명하다. 오염된 물에 적응해 살든지 도저히 견디지 못하면 뛰쳐나오든지 하나를 택해야 한다. 진정한 물갈이는 투쟁 대신 태권도 발전의 대의명분에 매달리는 일이다, 잊지도 않는 여론 모으는 능력 대신 비전 제시와 문제제기를 통한 대안의 방향 제시가 우선이어야 하며 정책 능력이 우선되는 태권도 제도권이 되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물이 먼저 썩는 것이지 물고기가 먼저 썩는 것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몇 사람이 호도하고 되풀이되는 ‘물(고기)갈이론’에 속지 말아야 하며 먼저 태권도의 썩은 물고기 몇 명의 태권도 악의 축부터 제거하는 것이 우선 과제 일 것이다. 그리고 양포지구의 고사성어가 주는 교훈적 의미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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