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욱 국장
            박상욱 국장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은 지난 2004년 말 개혁위원회를 출범 시키면서 “변화되지 않으면 올림픽 종목에 살아남지 못 한다”는 개혁요구에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해왔고 아직도 혁신을 향한 진행은 멈추지 않고 있다.
진행형에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올림픽 영구종목으로 남는 것과 그 이후의 위상 제고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05년부터 4년마다 모든 하계 및 동계 올림픽 종목에 평가를 실시해왔다. 그 결과를 토대로 올림픽 종목 잔류와 퇴출이 결정됐다.
2005년 7월 싱가포르 IOC 총회에서는 야구, 소프트볼 등이 올림픽 종목에서 탈락됐다.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 IOC총회에서 후보 종목이었던 골프와 7인제 럭비가 2016년 올림픽 정식 종목에 포함됐다.

WTF는 올림픽 종목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했다. 진행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WTF는 심판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전자호구, 즉석비디오판독제가 도입됐고, 경기의 박진감을 상승시키기 위해 경기규칙(머리 공격 4점, 경기장 축소)을 개정했다.

더불어 태권도 및 WTF 이미지 강화를 위해 태권도평화봉사단을 출범시켰고, 세계장애인선수권대회 및 세계품새선수권대회를 개최했다. 아프리카 등 태권도 저개발국 지원, 고아원 및 난민촌 태권도 무상교육 등도 병행해서 실시했다.

WTF의 전향적인 자세로 인해 많은 결과물을 일궈냈고 올림픽 종목에 태권도가 영구히 남는 것과 그 이후 태권도의 위상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현실이 가시권에 놓였다.

비록 태권도 유사한 종목인 가라데와 우슈가 올림픽 후보 종목에 포함돼 전방로비로 인해 위기상황이라고 말하지만, 그동안 WTF가 만들어 낸 일련의 결과를 놓고 올림픽 종목 평가 항목을 따져 볼 때 태권도가 퇴출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그럼에도 IOC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서 WTF는 긴장의 줄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태권도 운명이 결정된다고 일컬어지는 2013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는 2020년 올림픽 25개 Core Sports 및 올림픽 추가 종목 1개가 결정된다. 1년여 정도 남았다.

이 중요한 시점에서 WTF는 사상 첫 외국인 사무총장을 임명했다.
양진석 전 사무총장이 큰 잘못을 하거나 못해서가 아니다. 특히 어떤 외부의 압력 때문도 아니다.
혁신적이고 성역 없는 HR(human resource)경영을 통해 '한 차원 승화 된 글로벌 태권도'에 대한 WTF의 의지로 해석된다.

외국인 사무총장 임명을 놓고 국내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태권도가 한국인의 전유물이라는 편견과 국수주의 시각에서 비판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장 마리 에이어 신임총장에게 지구촌 태권도인들이 거는 기대는 많을 것이다. 기자 또한 몇 가지 바람이 있다.

우선 올림픽 평가 항목에도 포함돼 있는 국제 스폰서 확보에 주력 해 주길 바란다.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남기 위한 행보에 약점으로 높은 IOC 지원금 의존비율을 꼽을 수 있다. 이 부분을 국제 스폰서 확보를 통해 개선해 주길 기대하는 것이다. 스폰서의 수와 금액이 올림픽 종목 평가 항목에 있기 때문에 국제무대에서의 신임 총장 활약을 주문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WTF와의 스폰서 체결에 국익 차원에서 적극 동참 해 주길 기대한다. 삼성은 지난 2005부터 4년 간 WTF와 스폰서 계약을 맺은 바 있어, 중요한 시기에 다시 한 번 스폰서 계약 체결을 고려해 주길 바란다.

WTF가 추구하고 있는‘한 차원 승화 된 글로벌 태권도’에도 신임 사무총장의 많은 역할이 있어야 할 것이다.

에이어 총장은 국제기구와 금융 및 행정 관리 분야에서 리더십을 지닌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IOC를 비롯한 다른 스포츠 단체들과의 관계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돼, 태권도의 진정한 세계화에 기여하는 기대치가 크다.

무엇보다 얼마 남지 않은 런던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쳐 IOC 평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올림픽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실질적 행정 책임자가 로잔 사무소에 근무해 국외 활동은 수월하겠지만 국내 업무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신임 총장이 현명하게 대처해 주길 바란다.

국내 태권도계에도 당부하고 싶다. WTF는 올림픽 영구 종목으로 남기위해 큰 공을 들여왔다. 추진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잘 해왔다는 것을 태권도인들이 대다수가 인정하고 있다.

이번 신임 사무총장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전에 WTF의 결정과 총장의 능력을 믿고 내년 IOC 총회까지 기다려 달라는 것이다.
우리 태권도인들 스스로가 뚜렷한 명분 없는 흔들기를 한다면 올림픽 종목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는 가라데, 우슈 등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누를 범 할 수 있다.

만약 2013년 IOC 총회에서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되는 참혹한 현실에 직면한다면 WTF 뿐만 아니라 국내 태권도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미칠 것이고 나아가 국익에도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지금은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하고, 아낌없는 격려와 애정 어린 질타를 해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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