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쇄신은 없고‘친위부대’창출 보직변경만 요란, 전문성은“글쎄요”

 
 
국기원은 지난 1일 팀장급 인사에 이어 다음날 과장급 인사를 마무리 했다.이번 인사개편은 국기원 현 집행부 임기의 반환점을 돈 시점에 남은임기 1년 5개월 동안 국기원을 이끌어 갈 방향, 운영 철학, 개혁의 의지 등을 엿볼 수 있어 큰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특히 국기원이 불협화음에 몸살을 앓고 있고, 악습처럼 내려온 폐단이 여전히 남아 있어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는 태권도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 단행된 인사 개편이어서 대내외적 시선이 집중됐다.그러나 국기원의 직재개편에 따른 이번 인사단행은 인사의 원칙, 조직 경영 철학과 개념이 상실이 됐고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폐쇄된 조직이 확인되었다는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먼저 보직변경, 조직개편이란 허울만 요란했고 전문성이 결여돼 직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꼽을 수 있다. 또 조직 결집과 경쟁력 강화 논리보다는 특정인사의 입맛에 맞고, 친분관계에 따라 자리가 결정돼‘회전문 인사’‘코드인사’란 비판이다.

연수원을 살펴보면 이런 비난여론이 실감난다. 이번 인사개편으로 연수원에는 2급 처장을 비롯하여 5명밖에 되지 않는 4급 직원이 2명이나 팀장으로 있다. 오대영 연수처장, 방만규 교학팀장과 이경숙 교육개발팀장까지 오현득 연수원장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수족 역할을 하는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들이다이를 놓고 고위직 편중 이란 지적과 함께 오 부원장의‘친위부대’로 연수원을 재 탄생시켰다는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경숙 교육개발팀장의 경우 태권도교육, 기술에 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20여년 간 국기원에 근무했다. 이 팀장은 거의 사무부서와 심사운영에 관련된 업무를 맡아 왔는데 교육개발팀을 맡게 된 것은 직원의 전문성보다는 오 부원장의 측근이란 이유의 보복성 발탁으로 분석된다.

또한 오 처장은 최근 국기원 이사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물구나무 선 국기원 위계질서’의 선봉장인데도 불구하고 연수처장에 유임됐다. 국기원 모이사는“현 집행부가 우리 이사들을 우습게 본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사건을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 위계질서를 세우려는 의지를 원장과 부원장이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운영처 국제교류팀은 강 원장이 주창한“국기원의 글로벌화”에 역행하는 인사단행으로 평가된다.

국제교류팀은 그 성격상‘처’로 승격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업무가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해외교류팀에서 업무를 수행해온 직원들을 다른 부서로 이동 시켰고, 전문성 있는 직원을 충당하지도 않아 행정의 과부하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졌다.강 원장과 집행부가 국기원 글로벌화에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실천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물음표를 찍게 하는 대목이다.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한 이형선 심사운영팀장 휘하에 5급에서 4급으로 승진한 김순희 부장을 배치 한 것은 누가 보아도 조직의 안정성과 국기원 질서 확립 측면에서 이해되지 않는 인사라는 지적이다.

전략기획실을 놓고 태권도인들은 강 원장과 임춘길 부원장간 소통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지난해 2월 국기원의 해외 업무역량을 높이겠다며 전략기획처를 신설했다. 불과 5개월 만에 부원장이 직접 챙기겠다며, 전략기획처장을 직무대행으로 만들어 놓은 지 다시 6개월 만에 원장 직속으로 바꿨다.이 때문에 태권도인들은“행정부원장의 행정업무수행능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인지, 부원장의 업무처리 행태가 원장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전략기획처를 전략기획실로 사실상 승격시켜서 원장직속으로 만든 것인지 알 수 없다”고 꼬집고 있다.

이번 인사단행과 더불어 집행부의 업무분장도 짚고 넘어가야 된다.이사장-원장-부원장-연수장 등 핵심 임원들이 국기원 안팎에서의 입지 강화와 주도권을 놓고 쟁탈전이 벌어지면 국기원 위상 추락의 주범은 아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이번 인사개편으로 국기원은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게됐다. 집행부의 남은 임기 동안 임원들과 직원들이 명실상부한 국기원 모습을 갖출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현 집행부가 변하지 않고 자신의 안위만 염두에 두고, 직원들 또한 능력보다는 줄서기에 여념이 없다면 국기원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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