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재개된 그랑프리 파이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9~10일 개최

 
 

올 한해 최고의 태권도 왕좌를 가리는 ‘리야드 2022 WT 그랑프리 파이널’이 9일 세계태권도연맹(WT) 주최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그린홀에서 막이 올랐다. 이날 전 체급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진행됐다.

한국 태권도는 남녀 8체급 중 6체급에 총 7명이 초청돼 결승에 한국 남자 태권도 간판 장준(한체대)과 ‘샛별’ 서건우(한체대) 등 남자부 두 선수만이 결승에 안착했다. 여자부는 한 명도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남자 -58kg급 간판 장준은 준결승에서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이탈리아 비토 델라킬라를 라운드 점수 2-0(6-1, 16-15)으로 꺾고 결승에 안착했다. 특히 직전 대회인 ‘과달라하라 2022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뼈아픈 패배를 안긴 상대로 설욕전에 성공했다.

1회전 몸통과 머리 공격을 앞세워 6대1로 가볍게 1승을 챙겼다. 2회전도 몸통과 머리 공격을 앞세워 앞섰지만, 상대의 기습적인 반격으로 팽팽한 흐름으로 반전됐다. 급기야 후반 기습적인 머리 공격을 허용해 한 점 차로 역전을 허용했으나 종료 직전 왼발 몸통 돌려차기로 쐐기를 박으며 극적으로 역전에 성공해 2승으로 결승행을 확정 지었다.

장준과 함께 이 체급 처음으로 파이널에 초청된 고교생 박태준은 8강에서 비토에 라운드 점수 0-2(9-15, 5-7)로 무릎 꿇었다. 1회전을 내준 뒤 2회전 몸통 공격을 잇달아 성공하면서 승기를 잡으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그러나 종료 직전 역전 머리 공격을 허용하며 역전패했다.

장준은 10일 결승에서 도쿄 올림픽 준결승에서 패배를 안겼던 복병 튀니지 모하메드 칼힐 젠두비와 맞붙는다. 2018년 고교생 신분으로 푸자이라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장준은 4년 만에 파이널 우승에 도전에 나선다.

 
 

한국 태권도 ‘마의 체급’ -80kg급 서건우(한체대)의 파란이 계속됐다. 국제무대에 설 기회가 없어 중하위권이던 서건우는 지난 6월 무주 그랑프리 챌린지를 통해 맨체스터 그랑프리 출전권을 얻더니 올림픽 랭킹 1위를 결승에서 꺾고 깜짝 우승해 이번 파이널까지 초청돼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준결승에서 이 체급 강호 이집트 세이프 에이사와 3회전까지 접전 끝에 라운드 점수 2-1로 역전승 했다. 강한 체력과 승부욕, 위기 순간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정신력이 값진 승리를 견인했다.

1회전부터 신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더 활발하게 근접전을 펼치며 기회를 엿봤다. 후반까지 5대5 팽팽히 맞서던 중 결정적인 뒤차기를 허용하며 승기를 내주며 아쉽게 1회전을 7대9로 내줬다.

반격에 나선 2회전 연거푸 머리 공격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후반 회심의 뒤후려차기를 적중시키며 11대11 동점 상황을 만들었다.

그러나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몸통과 머리 공격을 잇달아 허용한 것. 다시 주먹과 몸통 공격으로 17대20으로 추격에 나섰다. 충분히 역전할 수 있는 기세로 상대를 압박했다. 종료 9초를 남기고 상대가 감점 5개를 받으며 극적인 감점승으로 3회전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마지막 3회전, 몸통과 주먹 득점으로 승기를 잡았으나 뒤차기를 연속 허용해 순식간에 위기를 맞았다. 위기의 순간에도 서건우는 강한 체력을 앞세워 연속 공격을 퍼부으며 반격에 나섰다.

체력이 바닥난 상대는 급기야 공방 중 발등 부상 이유로 바닥에 쓰러져 장시간 시간을 끌었다. 미심쩍은 상황에 주심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해 할리우드 액션이 인정돼 감점을 부여했다. 이후 서건우는 더욱 공격을 퍼부으며 22대13으로 크게 앞서나갔다. 이미 탈진 상태가 된 상대는 경기 진행을 회피해 감점 누적으로 3회전을 이겼다.

서건우는 결승에서 이 체급 올림픽랭킹 1위 이탈리아 시몬 알레시오와 맞붙는다. 지난 맨체스터 그랑프리 결승에서 이미 주위 예상과 달리 이긴 바 있다.

40개국 128명의 선수와 난민팀이 참가하는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에는 왕중왕전답게 각 체급 최고의 별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량을 펼쳤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태권도 올림픽 체급 남녀 4체급씩 총 8체급 상위 15위까지와 주최국 1명 등 체급별 16명이 초청된다.

한국은 남자부 -58kg 장준(한체대)과 박태준(한성고), -68kg 진호준(수원시청), -80kg 서건우(한체대)와 여자부 -49kg 강미르(영천시청), -57kg 이아름(고양시청), +67kg 이다빈(서울시청) 등 7명이 참가했다.

올해 로마와 파리 그랑프리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여자 67kg 초과급 이다빈(서울시청)은 지난 달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경기 중 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더 큰 부상을 막기 위해 이날 오전 경기를 포기했다.

이날 준결승을 앞두고 WT 조정원 총재는 사우디아라비아 역대 올림픽과 유스 올림픽 본선 출전자와 최근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 역대 최초로 메달을 딴 선수를 초청해 공로를 치하하며 특별 선물을 전달했다.

체급별 왕좌는 10일 오전 동메달 결정전에 이어 결승전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이날 저녁에는 WT 한해를 결산하는 ‘2022 WT 갈라 어워즈’가 알호자마 홀에서 열린다. 2014년부터 매년 연말 그랑프리 파이널 직후 열렸던 갈라 어워즈는 올해로 7회째 맞는다. 2019년 모스크바 갈라 어워즈 이후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3년 만에 열린다.

올해의 남녀 선수와 올해의 지도자, 올해의 심판, 올해의 국가협회, 올해의 킥 등을 선정해 시상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장애인 태권도 부문 올해의 남녀 선수와 코치도 처음으로 시상 예정이다.

올해의 남녀 선수는 현장에서 갈라 어워즈 입장 선수와 코치, 심판 투표로 결정한다. 한국은 남자부문에 -80kg급 맨체스터 그랑프리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서건우(한국체대)와 여자부문에 한국 여자 간판 이다빈(서울시청)이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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