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젊은 태권도 석학들에게“해외 진출에 도전하라”

▲ 이현곤 사범
▲ 이현곤 사범

“대한민국 태권도 학과 학생들이 눈을 해외로 돌렸으면 좋겠습니다. 해외 진출에 도전해 대한민국 영역을 넓히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젊은 태권도인들이여 도전하십시오.”

지난 1976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미국에 태권도를 널리 알려 왔고, 45년이 지난 현재 미국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현곤 사범이 국내 젊은 태권도 석학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이현곤 사범은 미국에서 태권도 종주국 위상을 드높인 `태권도인 중 한 사람이다. 이런 그가 국내 젊은 인재들에게 해외 진출로 대한민국 영역 확장을 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해외 진출이 대한민국 영역 확장이라는 등식에 대해 이 사범은“태권도장에는 태극기가 있다. 또 한국말로 차렷 경례 등의 구령을 한다”면서“대한민국의 문화가 있고 언어가 있기 때문에 해외에 있는 도장이 곧 대한민국의 영역이다”고 설명했다.

이 사범은 어린 시절 동네 아는 형을 통해 태권도를 처음 접했다. 호기심에서 출발했지만 태권도 매력에 빠지면서 상급학교 진학 후에도 꾸준히 태권도 수련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태권도 사범들 입지가 좁고 할 수 있는 게 다양하지 않고 한정돼 있었다는 고민에 휩싸였다. 이 사범은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지난 1976년‘국내에서 더 이상 비전이 없다’고 판단한 그는 기회의 땅으로 일컫는 미국 워싱턴으로 선배 초청을 받아 건너갔다.

그러나 미국 사범 생활은 그가 생각했던 것처럼 동화 속 이야기는 아니었다. 초장기 미국 생활에 대해 이 사범은 이렇게 설명했다.

“큰 기대를 품고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태권도 사범을 하며 받은 돈은 10만원 정도였습니다. 저녁에는 편의점에 일하고 아침에 잠깐 잠을 자고, 오후에는 도장에서 사범 생활을 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에 언어, 문화의 벽에도 부딪혀 처음에는 순탄치 않았습니다. ”

이 사범이‘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미국 생활을 편하게 마음껏 하게 된 계기는 편의점에서 같이 일한 한 한국인의 영향이 컸다.

“저녁 시간 편의점에서 일할 때 창피해서 모자를 눌러 쓰고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같이 일한 분들 중 검사 출신의 한국인 한 분이 계셨는데, 그분은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당당하게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극복해 갔습니다. 그분의 당당함을 보고 저도 점점 미국 생활에 적응하면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가장 먼저‘가라데=태권도’ 인식을 바꾸기 위해 미국인들에게 태권도 홍보를 했다. 홍보를 위해 그는 태권도 시범을 선택했다. 당시 이 사범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태권도 시범을 보였다. 이 사범은“미국으로 건너갈 당시 태권도를 가라데로 미국인들이 알고 있었다. 분명 다른데 이를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었고 확실한 태권도 홍보를 위해 시범을 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도미 후 45년이 지난 지금 미국내 태권도 사범의 지위는 크게 달라졌다는 게 이 사범의 설명이다.

이 사범은“미국에서 태권도 사범은 존경받는 직업 중 하나이다”면서“미국인들이 태권도에 대한 호기심이 컸던 영향도 있었지만 태권도가 지닌 가치를 전달하는 사람으로 태권도 사범을 존경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권도가 품은 가치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인내, 예의, 염치, 불굴 정신 등의 가치가 아닌 그는‘홍익인간’ 정신을 언급했다.

홍익인간 정신이 태권도에 스며 있다는 주장에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에서 태권도는 방어를 가르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방어술은 공격하는 사람이 있어야 발전합니다. 공격이 빨라지면 방어도 빨라져 방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태권도는 상대방의 방어기술이 좋아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자 교육입니다. 내가 남에게 도움이 된다는 연습인 것이죠. 태권도 교육 자체가 홍익인간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태권도 모든 동작 안에 많은 의미들이 스며 있습니다.”

이 사범은 도미 후 형제들도 미국으로 불러들였다. 7형제 중 6형제가 태권도 사범이다. ‘리 브라더스’로 미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도 국내 젊은 석학들에 마지막 당부를 했다.

이 사범은“도전을 했으면 좋겠다”면서“태권도 사범으로 해외에서 큰 꿈을 꾸고 현실로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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