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민 발행인
▲ 김수민 발행인

지난 월요일 역사적인 막가파식 이사회가 비공개로 열렸다. 무엇을 그리 감추고 내보이지 못하고 당당하지 못한 것인지. 회의 과정을 알 수 없는 비공개로 회의가 진행되고 결과만 통보하는 석연치 않은 이사회다.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27일 나름대로 정관 개정을 위한 민의를 수렴하고 모은다는 의미로 온라인 공청회를 하느님도 모든 일을 마치시고 쉬신다는 안식일인 일요일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공청회를 요식 행위로써 감행했다. 우리 태권도인 90% 이상이 민의를 담은 제대로 된 정관 개정을 요구했지만, 연휴를 마치고 바로 일상으로 돌아오는 첫날 이사회를 열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정관 개정을 승인했다.

원장과 이사장이 있는 상태에서 민의를 최대한 수렴한 뒤 정관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대다수 태권도인들의 목소리는 안중에도 없었다.

이사회 결과를 보면 늪 속에 점점 더 빠져 가는 국기원 모습이 떠 오른다.

보궐선거로 규정했으면 보궐선거답게 가감 없이 규정 그대로 하면 될 것을 계속해서 무엇을 첨가하고 붙어 이사회 스스로가 늪으로 빠지는 형국이 됐다.

또한 이사회에서 공청회 때 논의되었던 개정안이 하나씩 열거되면서 그 개정안에도 없던 이사의 투표권이 의결됐다. 원장의 전문위원회 구성이 이사회 의결 사항으로 정해지고 이사회의 구성원이 이제는 행정에도 직접 참여하는 행정 관리 이사가 되려는 의도로 단정 지을 수 밖에 없고 전갑길 사단의 속내인 듯 하다.

앞으로 이 일이 확대되면 국기원 내 인사와 대내외적 의사결정, 고장난 화장실의 수리 여부 결정, 건물의 물 새는 곳의 보수 여부, 자동차 기름을 얼마치씩 어디 가서 넣어야 하는지 여부 등도 이사회 의결 사항이 되야 할 것 같다.

모든 직원은 이사회 결정에 따라 움직여야 그나마 월급이라도 받아가는 형국이 될 판이다. 머리는 있으나 팔과 다리만 있는 형상이고 그 이상도 하면 안 되고 그 이하도 하면 안 된다.

마치 고려시대 무신정권의 시대의 피비린내 나는 칼날의 정치가 생각난다. 황제를 폐하고 허수아비 황제를 내세우고 모든 행정과 정치 기구는 폐하고 자기들만의 의결 기관인 “중방”을 만들어 소위 “중방정치”를 시작했다. 그 중방 내 권력 다툼으로 이의방에서 정중부 경대승을 거쳐 이의민에 이르는 무신정권의 초창기 시대를 보는 것 같다.

현대사에서 5.16 혁명으로 국가 발전을 위한 기구였던 “국가 재건회의”를 모방한 전두환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대통령이 되기 위한 수순으로 국가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를 만들어 대한민국을 손에 쥐고 행정, 사법, 입법에 이르기까지 모든 의사결정을 내리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초헌법적 권력을 행사했던 기억이 아직도 가슴에 화병처럼 자리 잡고 있다. 민중과 함께하지 못하고 민의를 수렴하지 못한 정권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는 역사적 사실도 우리는 알고 있다.

어떠한 명분으로라도 국기원은 우리 모든 전 세계 태권도인의 상징이자 성지이고 국기원이 어느 개인의 발상과 힘에의해 휘둘러지는 곳이 아니고 내 마음의 고향이자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우리의 유산이고 우리의 문화이다. 더 이상 훼손하지 말라.

장관 개정은 새로운 원장의 선출과 더불어 민의와 국가 백년대계를 염두에 두고 지혜와 중지를 모아 협의와 합의에 의해 대한민국의 태권도 나아가 세계 속의 태권도를 만드는 아름다운 정관이 만들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태권도로 전 세계로의 문화 영토 확장의 주역이자 주체가 우리 국기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 수장은 바로 모든 태권도인이 존경하고 존중할 수 있는 원장이 되어야함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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