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규정 무시하고 ‘先개정 後선거’ 행보에 우려 확산
정관개정, 비상근 상징적 원장 …그럼 이사장 지위는?
이사장 “정상화 보다, 다른 그림 그리는 가” 의문 증폭

▲ 전갑길 국기원 이사장
▲ 전갑길 국기원 이사장

최영렬 전 원장의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보궐선거 절차에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전갑길 이사장을 비롯한 일부 이사들의 ‘선 정관 및 원장선거관리규정 후 원장선거 실시’ 행보를 두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국기원 제9차 임시이사회에서 최영렬 전 국기원장의 사직서가 수리됐다. 이어 지난 2일 지병윤 이사가 원장직무대행으로 지명됐다. 본격적인 원장 보궐선거에 돌입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전갑길 이사장과 직무대행 등 집행부는 정관에 명시된 6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치러 조속한 국기원 정상화를 이끌어야 한다.

보궐선거의 경우 실시 사유가 확정된 날부터 1개월 이내에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원장선거관리규정 제3조 1항). 또 ‘실시 사유’에 대해 원장선거관리규정 제3조 4항에는「“그 실사유가 확정된 날”이라 함은 원장이 사망하거나 정관에 의해 사임, 해임 등으로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데 된 날을 말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보궐선거 실시 사유가 확정된 날은 지난 8월 25일이다. 이후 한 달 이내에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야 하지만 20일 지난 현시점까지 아직 아무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고, 그럴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는 게 국기원 안팎의 시각이다.

그러나 정관과 규정을 무시하고, 전 이사장은 보궐선거이지만 정관개정 및 원장선거리관리 규정 개정 후 원장선거를 실시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내비쳤다.

이와 관련 전 이사장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정관에 규정된 60일 이내에 선거를 치르는 게 물리적으로 힘들어 원장선거를 탄력적으로 치르는 게 어떠냐는 질의를 했다”면서“이에 대해 문체부의 명쾌한 답은 없었지만 가능성은 있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전 이사장은 원장 선거와 관련된 규정에 대해“선거인단 구성도 참여의 폭을 대폭 확대하고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게 선거관리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면서“현 제도에서 소위 적폐로 불리는 몇몇 사람이 주도해 원장을 뽑을 수 있다. 이렇게 가면 원장선거는 뻔하다. 제대로 된 사람을 뽑기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정관개정도 언급했다. 전 이사장은 정관개정에 대해 “개인적 사견이고 바람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 이사장이 밝힌 정관개정의 핵심은 원장의 권한을 대폭 축소해 상징적 자리로 비상근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전 이사장은“지금과 같은 능력 없는 원장에게 권한을 주는 제도는 없애야 한다. 개인적으로 원장은 상징적으로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이사장은“무도는 상징적이다. 9단 하면서 평생(30-40년) 태권도만 한 사람이 글로벌 시대에 맞는 정책 마인드를 갖고 있지 않고 경영 능력도 없고, 정무 감각도 없는 사람에게 권한을 줘서 국기원 운영을 맡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사무총장 제도를 두어 행정업무를 총괄해야 한다. 유엔 등은 사무총장이 행정을 총괄한다. 국기원도 그렇게 가야 한다.”면서“원장은 비상근으로 하고 급여도 주지 말고 상징적으로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관개정과 관련 전 이사장은“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법원 판례를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니 재투표는 규정대로 하고, 재선거는 정관개정 후 실시할 수 있다. 다면 보궐선거는 의견이 달라, 대법원 판례 등을 찾아 보겠다”고 설명했다.

전 이사장의‘선 정관 및 규정 개정 후 원장선거’실시에 대해 태권도계는 우려의 시각과 함께“전 이사장이 국기원 정상화보다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한 “정관개정은 이사회 3분의2의 승인을 얻고, 문체부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먼저 이사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 전 이사장과 뜻을 같이하는 이사들이 몇 명일지 모르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전 이사장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이사들과 함께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받는 인물을 후보로 내세우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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