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얼마 후면 체육수장들의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대한민국 체육계를 대표하고, 태권도계의 얼굴이 되어야 할 태권도협회 회장 선거도 포함되어 있다. 아직 확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자천타천으로 거명되는 주자들이 6~7명에 이르고 있다.

허나 지금 이 주자들의 입 또는 그 측근들의 입을 통해 검증이나 정책을 위한 생산적 말이 아닌 오직 공방을 위한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말들이 쏟아져 나와 판이 흐려지고 있다. 공방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비생산적인 말들만 쏟아냄으로써 거기에 불손한 기운이 생겨나고, 그것을 현재 너무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일선 지도자, 선수, 심판 등의 태권도인들이 접하게 됨으로 인해 태권도계 전체가 그 말장난에 시달려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말은 공기와 다를 바 없다. 말이 유쾌하고, 건강하면 모두의 기분이 좋아지고, 서로의 소통도 원활해진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말들은 오해와 오해를 쌓고, 온갖 추문과 이간, 계략, 음모를 피어나게 한다. 태권도계 전체가 와해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사태와 더불어, 길었던 장마 그리고 폭염 등으로 지쳐있고, 도장 운영 자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선 태권도인들에게 ‘다시 한 번 잘해보자’,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주어야 할 선거이다. 이 협회의 수장이 될 사람이라면 응당 이런 부분에 대한 세심한 관심부터 가져야 할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후보들이 쏟아내는 전혀 발전적이지 못한 말들 때문에 태권도인들이 용기를 잃고, 희망을 져 버려서야 되겠는가. 이 협회의 수장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신과 측근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대한 무게감과 책임감을 분명히 인식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태권도계를 위한 발전적 비전을 제시했으면 한다. 말은 또 다른 말을 낳고, 말은 또 다른 말을 불러온다. 공방을 위해 상대를 깎는 말이 아닌 태권도계, 특히 일선 태권도인들의 발전을 위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으로 정정당당한 승부를 하기를 바란다.

태권도인의 한 사람으로써, 이 선거의 끝에 웃게 될 누군가의 성공을 빈다.

하지만 그보다 바라는 것은 이 태권도계 전체가 웃을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는 것이다.

태권도인 엄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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