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민/WTN 발행인
▲ 김수민/WTN 발행인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이는 어두워 보이기만 하는 현실 속 태권도계를 바라보면서 잠 못 들어 일찍이 베란다 창문을 열어젖히니 아침 공기 신선하게 내 가슴안에 품어 들어 온다. 이 새벽 공기와도 같은 우리에게도 새로운 도전과 희망이 있겠지, 새로운 도전과 새로운 청사진 속에 우리 태권도계에도 추운 동토의 계절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찾아오겠지. 이런 희망으로 붓끝이 시려움을 느끼며 글을 이어 가 본다.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세계 태권도 본부 국기원은 지난 2년여 전까지 큰 폭풍 속에 원장과 사무총장의 농단과 이를 막지 못한 지도부의 안이함으로 참으로 가슴 아픈 일들을 묵도했다. 또 다른 희망으로 새로운 지도자와 지도부를 선출해 새 출발점에 서는 듯 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여전히 실타래는 풀리지 않고 점점 더 꼬여만 가는 형국이다. 이를 바라보면서 몇 가지 사안들이 먼저 풀려야 될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첫째, 국기원 이사회는 명실상부 국기원 최고 의결기구이다. 여기는 아직 한 지붕 네 가족 일색이다. 때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모습이다. 제도권의 행태를 보면서 지도자는 개인적으로는 경제적 안정의 기반 위에 혹은 경제적 속박은 벗어난 상태에서 자기 철학과 신념을 바탕으로 정책과 노선을 만들고 이를 기초로 하여 조직의 청사진과 방향을 제시하여야 하는데 이런 것은 어디 가고 지도자의 권위가 아닌 알량한 권력을 통해 경제적 돈벌이를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해에 따라 이합집산이 생기고 개인적인 이득을 따라 권모술수(權謀術數)가 만연하고 더 나쁘게 말해 羊아치가 되어가는 것 같아,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둘째, 지도부와 구성원의 주인의식 결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을 일으키기 위해 자기자본과 시간과 열정으로 모든 것을 걸고 기업인들은 최선을 다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하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 뒤에 오는 무력감과 무능하다는 소리와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신용에 금이 가고 재활이나 부흥이 어렵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실패하지 않으려 기업의 전쟁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해 새벽잠을 이기고 자금확보와 영업 매출에 총력을 다한다.

이들에게는 곳간이 회사의 자산이고 이것이 발전을 위한 동력이고 임직원들의 자산임을 알기에 모든 임직원이 참으로 스마트하게 열심히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지금의 국기원 현실을 보면 선거 전에는 혁신과 개혁을 부르짖고 구조개혁을 논하고 안정을 이야기했지만, 이것은 어디 가고 곳간에 얼마가 남아 있는 가에만 관심이 있고 행정적으로 절차상 하자가 없으면 된다는 식으로 무사안일과 무책임한 행정이 계속되고 있다. 자기자본으로 열정으로 만들어낸 조직이거나 사업체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세 번째, 작금의 현실을 보면서 떠오르는 것은 마치 모정의 거래 집단화되어가는 것 같다. 지난 해 여름 국기원 이사회 구성은 청탁에 의해서 구성되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줄 세우기식 이사회가 탄생했다. 국기원의 참 주인은 국내 일선 도장의 사범님들이고 해외동포 사범님들이며 그리고 전 세계인이 공유하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투명한 집단이 되지 못하고 야합과 밀 거래가 일어나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참으로 통곡할 일이다

이제 국기원은 유능한 행정가가 필요한 곳이 아니라 능력 있는 경영자가 필요한 곳이다. 태권도는 전체적으로 전 세계인이 공유하는 우리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우리 지도부가 초심으로 돌아가 처절한 파괴적 자기 혁신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이 건설한다는 심정으로 돌아가서 뼈를 깎는 아픔을 견디며 파괴적 혁신을 더하여 완전한 의식개혁으로 지향점이 다른 태권도를 위한 태권도인을 위한 그리고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세상 속에 우뚝 설 수 있는 지향점을 가져야 할 것이다.

파괴적 혁신에는 제도적, 조직 내부적, 사회적 갈등이 있을 것이고 혁신을 저지하려는 세력도 있고 또 조직 내부의 구성원들이나 이를 둘러싼 주변의 대중들도 파괴적 혁신을 두려워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해 가야 한다. 이 절실함과 아픔이 없이는 새로이 발전과 동력을 가진 조직으로 거듭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네 번째, 태권도의 사랑으로 뜨거운 가슴으로 이러한 각고의 개혁과 혁신만이 계속되는 반복적 오류와 착오, 잘못된 판단과 밀실 행정을 막을 수 있고 자칫 사범과 국기원만 있고 태권도는 없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역사의 교훈에서 얻듯이 우리의 태권도가 유도와 가라테 검도 등과 같은 뒤안길로 물러나게 될지도 모른다. 자랑스러운 태권도인의 마음으로 우리의 가슴을 부풀게 하고 불타게 만드는 새로운 국기원이 탄생하기를 벅찬 가슴을 붙들고 얘기한다. 이러지 못한다면 혁신을 일구고 만들지 못할 지도자라면, 그리고 조직과 함께하지 못할 구성원이라면 완전한 태권도를 만들기 위해 국기원은 해산돼야 하고 새로운 토양과 자질을 바탕으로 다시 세워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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