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열 원장에게 면죄부 쥐어준 조사위
사법기관도 같은 시각 보일지는 미지수

▲ 지난 22일 국기원 2020년 제1차 임시이사회에서 진행된 중국 부정단증 발급 관련 특별조사위원회의 결과 발표 모습
▲ 지난 22일 국기원 2020년 제1차 임시이사회에서 진행된 중국 부정단증 발급 관련 특별조사위원회의 결과 발표 모습

중국 부정단증 발급 관련 국기원 특별조사원회의 조사 결과가 지난 22일 발표됐다. 42일간 진행된 조사 결과로 국기원 김모 전 사무총장 직무대행과 언론사 대표 홍모씨 등이 공모해 중국 부정단증 발급을 주도했다는 게 핵심 골자다.

국기원 내부 직원은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가담 정도에 따라 징계수위를 결정하고, 조사에 한계가 있는 외부 인사에 대해서는 고발 등을 검토해 달라는 조사위의 권고도 있었다. 조사위는 당시 최종 결재권자인 김영태, 최영열 전 원장직무대행에 대해서는“행정업무 파악이 안 되었고, 법적인 문제가 없을 것이란 직원의 말을 믿고 결재 해 주었다”는 이유로 징계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나 태권도계는“조사위의 활동으로 부정단증 발급 관련 실체가 어느 정도 파악되었다”면서“관련자를 징계하거나 고발 등을 권고 하면서도 두 명의 전 직무대행에 대해 소위 면죄부를 주면서 사법당국의 조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본질을 흩트렸다”고 평가했다.

직무대행 면죄부, 여론은‘싸늘’
이번 특별조사위 결과에 대해, 발표 직후부터 설 연휴가 끝난 시점까지의 태권도계 민심은 싸늘하다.

태권도계는“조사위가 태권도계 근간을 뿌리 채 흔든 사건에 대해 객관적이고 냉철한 조사를 한 것으로 믿는다. 조사 결과 부정단증 발급과 관련된 관계자들 처벌은 당연한 수순이다”고 말하면서“그러나 조사위는 국기원 내부 직원에게는 냉철한 잣대를 들이 되면서 당시 최종 결재권자에게는 관대했다”고 입을 모았다.

“조사위가 관대했다”는 표현은 김영태, 최영열 전 원장직무대행을 두고 나온 말로 풀이된다.

태권도계는“부정단증발급을 주도한 국기원 내부 직원, 단순 가담한 직원, 외부 인사 등에 대해 징계 및 고발 등을 권고하면서도 정작 당시 최종 결재권자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징계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고 꼬집었다.

태권도계는“집행부의 공백으로 인해 국기원 결재 시스템 무너질 우려가 있어 원장 직무대행을 뽑은 것이다”면서“당시 직무대행은 결재의 최종 종착지인데 당사자가 행정 업무 파악이 안 되었다는 것을 이유로 징계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은 상식선에서 벗어난 것이다”고 지적했다.

특히“법적이 문제가 없다는 직원의 말을 믿고 결재 해주었다는 것은‘나도 속았다’는 것을 강조하며 면죄부를 받은 것은 자신의 행정력 부재를 스스로 드러낸 것이고, 사법당국의 수사를 앞둔 시점에서 본질을 흩트리는 행위이다”고 힐난했다.

결국 부정단증 발급과 관련 고발 조치가 되어 있고, 사범 당국의 조사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최영열 원장에게 면죄부를 줘 물 타기 한 것 아니냐는 게 태권도계 지배적인 의견이다.

사법 당국도“행정 업무 파악이 안됐고,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직원을 믿었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준 조사위와 같은 시각을 갖고 있을 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최영열 원장 리더십에 물음표 찍혀
최영열 원장은 선출과 동시에“신뢰받는 국기원 빛나는 국기원”을 천명했다. 태권도계는“태권도인으로 걸어온 삶의 여정을 돌이켜 볼 가능한 일이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이번 조사위 발표로 최 원장 리더십에 물음표가 찍혔다. 자신이 최종 결재한 사안에 대해 내부 직원만 징계 대상으로 올려놓은 자신은 면죄부를 받아“전쟁에서 패한 장수가 졸병에게 책임을 전가 한”것으로 비유되며 리더십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

국기원 정상화의 첫 걸음은 국기원 구성인 간 상호 신뢰와 믿음인데 이번 징계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오히려 불신을 증폭시키는 촉매제가 되었다는 지적이다.

국기원 내부에서 조차도“최종 결재권자는 면피, 관련 내부 직원은 징계 대상. 이런 상황을 보면서 결재라인에 따라 최종 결재된 사업을 마음 놓고 진행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국기원 특별조사위가 부정단증 발급 실체 파악과 관련 당사자들의 징계 및 고발 조치를 권고 하면서 나름대로 성과를 올렸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사건의 본질을 흩트리고 사법당국의 수사를 대비한 조사위 발표란 지적도 나오고 있어 42일간의 노력이 희석되고 저평가 되고 있다. 최 원장에게는 이번 조사위 결과가 부메랑으로 후폭풍을 맞을지, 아니면 동아줄을 잡은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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