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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원‘안수정등(岸樹井藤)’위기론
송필수 주 필  |  songps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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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15  16: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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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정등(岸樹井藤)’은 ‘강 언덕에 있는 나무와 우물 속에 있는 등나무’란 뜻이다.

‘안수(岸樹)’는‘강기슭에 있는 나무’를 가리키는데, 이 비유에서는 절벽 꼭대기에서 기생하고 있는 나무를 말하고 있다. 강 언덕이나 절벽에 있는 나무는 비바람이나 폭풍을 만나면 쓰러지기 쉽다. 그리고 ‘정등(井藤)은‘우물 속에 있는 등나무 넝쿨’로, 넝쿨에 매달려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안수정등’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한 나그네가 광막한 들판을 가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어디선가 ‘쿵쿵’거리는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보니 사나워 보이는 큰 코끼리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나그네는 공포에 질려서 죽을힘을 다해 도망쳐 달아났다. 그러다 막다른 강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끝에 이르렀다.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었다. 다행히도 절벽 끝에 제법 큰 나무가 있었고(岸樹), 등나무 넝쿨이 절벽 아래 우물로 늘어져 있었다. 등나무를 타고 내려가면 코끼리의 공격을 피해 살 수 있었다. 나그네는 “이제는 살았구나”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안도의 숨도 잠깐, 등나무 줄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 보니, 밑에는 독사 네 마리가 고개를 들고 혓바닥을 내밀고 있었다. 또 독룡(毒龍) 한 마리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매우 절망적이고 비극적인 상황이었다. 다시 등나무 넝쿨을 붙잡고 위로 올라가자니 사나운 코끼리가 기다리고 있고 아래로 내려가자니 독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비극적인 상황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나그네가 매달려 있는 등나무 넝쿨을 흰 쥐와 검은 쥐가 번갈아가며 이빨로 갉아먹고 있었다. 절박한 상황이 된 것이다. 넝쿨을 붙잡고 있는 팔은 점점 힘이 빠져서 기력을 다해가고 있었다. “이제는 떨어져 죽을 수밖에 없구나”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어디선가 액체 한 방울이 입가에 떨어져 내렸다. 달콤한 꿀물이었다.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벌집에서 꿀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지친 나그네는 혀로 떨어지는 그 꿀을 받아먹었다. 한 방울, 두 방울, 세 방울…. 나그네는 달콤한 꿀맛에 방금까지 공포도,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다는 사실도 잊어버렸다.

‘안수정등(岸樹井藤)’의 이야기가 우리의 국기원에 비유하여 현 상황에 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나름대로 필자는 이 이야기에 나오는‘광막한 들판’은 현 무지한 태권도 형국을 비유하고,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있는 코끼리는‘개혁과 변화’을 가리킨다. 검은 쥐와 흰 쥐 두 마리가 등나무를 갉아 먹는 것은 점점 줄어드는 기회의 시간을 가리키고, 네 마리 독사는 태권도 적폐들을, 꿀은 재물에 욕망에 젖어 본분을 잊고 있는 인사들을 가리킨다.

관건은 어떻게 하면 등나무 넝쿨에 매달려, 꿀 받아먹는데 정신이 팔린 이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고 살아날 수 있을까? 코끼리 때문에 위로 올라갈 수도 없고, 독사 때문에 아래로 내려갈 수도 없는 상황,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개원 이래 처음 실시되는 원장선거의 공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기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원장선거를 위탁하고, 치러진 선거에서 국기원 사무국의 행정실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 실수가 겹쳐 법정으로 시비를 가리게 되었다.

국기원 전 집행부의 비리의혹으로 만신창이 된 국기원이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로 설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은 애초에 물 건너 간 이야기의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원장 선거인단 구성을 두고 태권도 민의를 충분하게 반영하기에는 너무 졸속 구성이 여실이 들어났으며 이사 추천 및 선임 과정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기대 할 것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의 상황을 볼 때 국기원은 어떤 선택을 해도 상당한 후유증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국기원 신뢰·명예 훼손 최소화는 반드시 일궈내야 한다. 이번 원장 선거에 부작용을 명쾌히 정리함으로써 불필요한 분란의 싹을 잘라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기원 새 위상정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가 우리 지도자들에게 맡겨진 과제다. 시간을 끌수록 국기원의 신뢰는 더 훼손될 수밖에 없다. 지금보다 더 거센 국민들의 외면과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이번 사태가 국민들부터 신뢰받는 국기원으로 거듭나는 일대 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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