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지도자들“수술대에 올려놓고 메스를 대라”고 목소리 높여

▲ 경기력향상위원회 회의 모습
▲ 경기력향상위원회 회의 모습

대한태권도협회(회장 최창신, 이하 KTA) 이상헌 사무1처장의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개입의혹이 불거지면서 거수기로 전락하며 유명무실 해진 경기력향상위원회(위원장 이영선, 이하 경향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대다수 일선 지도자들이 바라 본 경향위 논란의 핵심은 독립성 보장이 전혀 없고, 시스템이 붕괴돼 병폐가 되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상헌 처장의 2019년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부정개입 의혹은 김종기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경향위 A위원 간 대화 파일 공개로 수면위로 떠올랐다. 의혹이 증폭되면서 경향위는 독립된 위원회가 아니라 시스템이 붕괴된 급하게 수술대에 올라가 할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파일 내용 확인 결과 A위원은“이미 와꾸가 짜여져 있더라”고 언급했다. 투명하고 공정해야 할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에 이미 각본이 있었고 경향위는 짜여 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노릇을 한 것으로, 경향위 시스템이 붕괴 되었다는 게 방증됐다.

국가대표선발 규정에서 경향위는 ▲국가대표 강화 훈련 참가 지도자 및 선수선발에 관한 사항▲국가대표 강화훈련의 실시, 지도, 감독, 평가분석에 관한 사항▲국가대표 강화훈련의 실시, 지도, 감독, 평가분석에 관한 사항▲기타 국가대표 후보 선수 및 청소년대표를 포함한 국가대표 경기력향상 관련 사항 등을 심의하기 위해 설치운영 된다고 명시돼 있다.

규정에 명시된 대로 경향위가 정상적 시스템으로 가동되기 위해 독립성 보장이 관건이었지만 이번 사태를 보면 독립성은 1도 찾아 볼 수 없었다는 게 현장 지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로 인해 KTA 집행부의 입맛대로 경향위가 구성되고 집행부가 조정하는 리모컨처럼 움직였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끔 만들었다.

2019년도 경향위는 구성 당시부터 구설수 올랐다.

경향위 위원 명단을 본 일선 지도자들은 이구동성으로“잘 이해되지 않는다”면서“왜라는 물음표를 찍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동료 선후배들이기에 잘 할 것”이란 기대를 내비쳤지만, 그 기대는 이번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부정 개입 의혹으로 보란 듯이 빗나갔다.

경향위에 대해 일선 지도자들은“선수, 지도자 경력이 있고 국제경기 경험도 풍부하고 분석 능력을 갖춘 인물들로 구성되는 게 바람직했다”고 지적하면서“이번 경향위 위원들이 이런 조건을 얼마나 충족시켰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고 있다.

출발부터 삐걱거려 일선 현장에선 경향위에 대한 불신이 커질 대로 커졌다. 심지어 이번 국가대표 선발 부정 의혹이 증폭되면서“KTA 집행부 뜻대로 국가대표 지도자를 선발하기 위해 집행부 입맛대로 경향위가 구성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의 B지도자는“집행부가 그린 그림대로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을 위해, 경향위가 인위적으로 구성됐다”면서“ 어떤 사람을 채용하기 위하여 일부러 벼슬자리를 마련하는 위인설관(爲人設官)이 되어 버렸다”고 경향위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터트렸다.

B지도자가 지적한 것은 특정인을 국가대표 지도자로 만들이 위해 일부러 벼슬자리 인 경향위 위원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는데 많은 의미가 함축된 말이다.

무엇보다 경향위 시스템이 붕괴돼 경향위를 서둘러 수술대에 올려야 된다는 여론이 비등 한 것은 KTA 집행부가 곱씹어 봐야 한다.

일선 현장에는“독립성 보장이 안되고 시스템이 붕괴된 경향위라면 처음 단계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 된다”는 주장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KTA 집행부가 경향위를 시스템에 의한 독립성이 보장된 위원회로 운영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경향위를 수술대에 올려놓고 곪아 터진 부위에 과감하게 도려내고 새살을 돋게 해야 될 것이다.

“경향위를 수술대에 올려놓고 매스를 대라”는 일선 현장 지도자들의 목소리에 KTA 집행부가 어떤 대답을 내 놓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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