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모든 조직의 성패(成敗)는 파벌의 이전투구에 따라 불화와 반목으로 신뢰가 사라지고 패(敗)하고 조화와 상생 속에 조직이 뭉치면 조직이 성(成)한다.

중국의 역사책 <후한서>의‘당고열전’서문에 나오는 고사 성어 당동벌이(黨同伐異)‘옳고 그름과는 상관없이 같은 편끼리는 뭉치고 다른 편은 물리친다’는 뜻이다.
 
후한은 외척과 환관이 번갈아 집권하며 외부 세력을 탄압했다. 이에 반발해 뭉친 유학자 집단 당인(黨人)도 다른 세력에게 적대적이긴 마찬가지였다. 결국 후한은 이들 파벌이 자기끼리는 감싸고 다른 이들은 배격하면서 멸망했다. 당동벌이로 자멸한 것이다.
 
당동벌이(黨同伐異) 불신이 자신이 속한 단체나 조직 사회를 자멸로 떨어뜨린다. 지금 우리 태권도계는 일심 단결로 위축되어가는 태권도계 시장성 확보에 매진하기는커녕 자신의 영리나 자신이 소속된 소규모 집단의 작은 이익에만 탐닉하고 있다. 특히 태권도계에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조직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갈등을 치유하고 해소하기는커녕 진영논리에 매몰되어 파벌적 이해득실에 따라 특정 사안에 대하여 정치적 수사(修辭)로 오히려 태권도계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물론 현 제도권의 체제가 작금의 현실처럼 서로가 신뢰하지 못하고 불확실한 단정(斷定)으로 마구잡이식 이전투구 양상은 외부에서 태권도를 사랑하며 지켜보는 일반인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다. 이러한 한심스러운 행태로 인한 일반사회인의 눈에 비친 태권도인의 저 신뢰는 결국 우리 모두를 자멸시킨다는 사실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 칼에는 두 개의 날이 있지만 사람의 입에는 백 개의 날이 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조금만 잘못 말해도 자신뿐 아니라 공동체 모두를 상하게 한다는 뜻이다.
 
역사적 교훈에서 알 수 있듯이 동인과 서인으로 나뉜 붕당정치의 당파싸움은 임진왜란이라는 국가적 재난을 몰고 왔다. 당시 조정은 당파싸움에 빠져 국가의 안위를 돌보지 못했다.
 
지금 우리 태권도계는 저 출산으로 인한 수련생 감소뿐만 아니라 특히 정부의 초등학생 방과 후 교육 등으로 사상유래 없는 휴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태권도계의 시장성과 전망이 어두워짐에 따라 평생 혼신의 힘을 다하여 무도인(武道人)으로서의 명예를 지켜온 태권도인들이 하나둘씩 태권도판을 떠나가고 있다. 그들은 모두 어제까지 사범과 제자 그리고 관장으로 희로애락을 같이하며 긍지와 자부심으로 버텨온 사람들이다. 태권도가 국기(國技)가 되고 올림픽 종목으로 오늘날의 세계적 브랜드의 위상을 지니게 된 것도 어려운 시절 그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따라서 그들의 땀과 눈물이 헛되지 않으려면 우리 태권도계는 대동단결하여 앞날을 내다보고 파이를 더 크게 키우고 태권도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사기를 진작시켜야 한다. 또한 정체의 늪에 빠진 태권도계를 살리기 위해 미래먹거리 발굴과 신 성장 동력 확보에 집행부는 물론이고 태권도인 모두가 합심하여 전심전력을 기울어야 할 때이다. 아울러 집행부는 승자독식의 독단적 사고에서 벗어나 이해와 배려로 조직구성원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여 대안 있는 건전한 비판을 과감하게 수용하여 판단의 시야를 넓힐 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학술용어로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는 용어가 있다.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 현상은 누군가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나 기대, 예측이 그 대상에게 영향을 미쳐 그대로 실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임진왜란이라는 절체절명의 국가적 위기 속에서 절대 열세의 전력을 극복하고 백전백승으로 마침내 나라와 백성과 역사를 구해낸 기적 같은 인물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도 결국 국민과 병사들의 장군에 대한 신뢰가 밑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가슴깊이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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