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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를 인정하여 공정사회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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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09  03: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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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후회 때문일까. 아쉬움 때문일까. 죽기 살기로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 패배를 인정하는 일은 너무나도 힘들다. 피가 마르고 허탈한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누가 뭐라 해도 ‘공정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위대한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는 작금의 요체에 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아름다운 승복이 아름다운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 자명한 진리이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안타까운 마음을 이겨내고 패배를 인정하며 국가의 앞날을 위한 합치정신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면 큰 박수갈채를 아낌없이 보내 주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2000년 11월에 실시된 미국의 대선에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선거인단 수 266 대 271로 석패하였다. 불과 537표의 차이로 선거인단 25명을 내준 플로리다 주에서 재검표가 이루어진다면 승부가 뒤집어지는 상황이었다. 개표기의 판독 오류로 인해 고어 후보를 찍은 많은 수의 투표용지들이 무효표로 집계되었기 때문에 재검표가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고어 후보의 승리는 확실해 보였다. 그런데 미국 연방대법원은 재검표를 중지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고어 후보는 아쉬운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아쉽고 안타까운 심정이었을까. 그 당시 고어 후보가 직접 썼다고 하는 패배 인정 연설문은 인상적이다.

“저는 판결에 동의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받아들이겠습니다. 아울러 저의 책무도 인정하겠습니다. 결승선에 오기까지 많은 논쟁이 오가지만 승패가 정해지면 승자나 패자나 받아들이는 것이 화합의 정신임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당이 지켜온 신념보다 더 귀중한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는 정당보다 국가를 우선할 것입니다.”

이처럼, 아름답고 멋진 승복을 보여주는 모습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다. 미국의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위대한 패배 역시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잊히지 않고 있다. 하원의원을 거쳐 애리조나 주의 상원으로 활약한 그는 2008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게 된다. 상대는 버락 오바마였다. 매케인 후보는 미국 유권자 46%로부터 지지를 얻었지만, 53%의 지지를 얻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배하였다. 패배의 원인은 전임 대통령인 조지 부시의 실정과 금융위기 그리고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때문이었다.

아쉬운 패배 소식을 접한 매케인 후보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었다는 보도를 접한 지 15분 만에 대선 승복을 선언한 것이다. 혹여나 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고 깨끗하게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오바마는 역사적인 승리를 통해 자신과 미국을 위해 위대한 일을 해냈다.” 또한, “오바마는 나의 대통령”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였다. 이후에 매케인은 다시금 애리조나 주의 상원의원으로 돌아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칭찬을 아끼지 않는 훌륭한 조력자가 된다.

“오바마 정부가 칭찬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오바마 대통령의 대외전략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하고, “시리아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과감히 나서야 한다.” 등 대북 정책에 있어서는 강력하게 비판하기도 하며 미국과 오바마 대통령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만 77세인 매케인은 다시금 대선에 도전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가 진정 멋지고 위대한 패자였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6·4 지방 선거가 지금 막을 내렸다. 여당과 야당 모두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로 ‘편 가르기’를 통해 싸우지 말고, 이번에는 반드시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겠다. 앞서, 자신의 패배를 아름답게 승복하는 위대한 패자가 공정한 사회를 만든다고 말한 바 있다. 더 큰 가치를 위해 현재의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위대한 패배가 아닐까.

6·4 지방 선거는 막을 내렸지만, 7·30 재보선을 포함해 수많은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선거의 승패보다 더 높은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시기이다. 단언컨대, 정당보다 국민이 우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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