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아트 포퍼먼스 ‘파랑새의 꿈’ 미국 초연 ‘열광 도가니’

노스캐롤라이나 주도인 롤리(Raleigh) 시에서 성료

1700석 가득 메운 벽안 미국인들 “웰메이드 액션쇼”
 
태권도 사상 첫 해외 유료공연…티켓가격 최대 9만원 넘어도 매진행렬
 
미국인 관객들 세월호 참사 추모 동참…노란색 리본 착용하고 묵념도
 
 
 
듀크대로 유명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주도인 롤리(Raleigh) 시가 우석대의 태권도 퍼포먼스로 들썩거렸다.
 
우석대 태권도학과가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태권도 아트 포퍼먼스 ‘파랑새의 꿈’이 3일 롤리시의 중심가에 자리 잡은 메이멘디(Meymandi)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다.
노스캐롤라이나 태권도 사범들로 구성된 트라이앵글태권도협회가 주관한 이날 공연에는 1층부터 3층까지 객석의 빈자리를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관객들이 몰려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1700석 규모의 메이멘디 콘서트홀은 평소에는 노스캐롤라이나심포니가 사용하는 공연장이지만, 이날만큼은 우석대 태권도학과의 태권도 군무가 무대를 수놓으며 벽안(碧眼)의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이날 공연은 우석대 태권도학과는 물론 한국 태권도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모은다.
 
무엇보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상설공연장에서 태권도 공연이 전무했던 만큼 우석대 태권도학과의 이날 태권도 아트 포퍼먼스 ‘파랑새의 꿈’은 세계 최초로 공연장에서 펼쳐진 태권도 유료공연으로 기록되는 영광을 안게 됐다.
 
더욱이 우석대 태권도학과의 이날 공연은 ‘넌버벌(Non-verbal·대사 없이 리듬과 비트만으로 구성된 비언어 퍼포먼스)이 아닌 한국어 대사로 이뤄진 공연도 세계적인 포퍼먼스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1시간 가량 펼쳐진 이날 공연은 온통 관객들의 탄성과 환호가 이어졌다. 우석대 태권도학과 학생들로 이뤄진 배우들은 수시로 새처럼 날아올랐고, 4~5m를 비상하며 송판들을 쪼개버렸다. 절도 있는 품새와 겨루기를 지켜보며 관객들은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관객들이 우석대가 빚어낸 ‘익스트림 태권도 뮤지컬’에 기립박수를 보냈고, 공연팀은 예정에 없었던 앵콜공연에 나서며 관객들의 성원에 화답하기도 했다.
 
이날 공연의 티켓 가격은 최대 90달러로, 상당수 관객들이 우리 돈으로 9만원이 넘는 티켓을 구입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태권도 아트 포퍼먼스 ‘파랑새의 꿈’은 태권도·무용·드라마 등을 접목시켜 안중근 의사가 일제 강점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객석의 대부분을 차지한 미국인 관객들은 나라 잃은 민초들의 눈물과 영웅의 고뇌에 적극 공감를 표시했다.
 
태권도 아트 포퍼먼스 ‘파랑새의 꿈’은 지난 2월 12일 우석대 아트홀에서 초연됐으며, 7차례의 공연을 토대로 업그레이드에 나선 뒤 이날 롤리에서 새로운 버전의 태권도 아트 포퍼먼스를 선보였다. 우석대 태권도학과는 뉴욕과 워싱턴DC에서도 공연에 나선 뒤 오는 19일 귀국할 예정이다.
 
관객 하웰(Howell)-휘트니(Whitney) 씨 부부는 “한마디로 대단한(tremendous) 공연”이라면서 “그동안 한번도 접할 수 있는 무대를 숨죽여 지켜봤다.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인들이 일본에 얼마나 심하게 억압을 받았는지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안중근 의사가 칼을 들고 하늘 높이 뛰어올라 내려오며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가르는 장면에서 박수가 절로 났다”고 덧붙였다.
 
우석대 태권도학과장인 최상진 교수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인 ‘황금백만이불여일교자(黃金百萬而不如一敎子·황금 백만 냥도 자식 한 명 가르치는 것만 못하다)’를 우석대 창립자인 고 서정상 박사가 건학이념으로 삼을 만큼 우석대와 안중근 의사의 인연은 깊고 넓다”면서 “우석대의 가치와 치열한 실험정신이 미국에서 꽃피우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이번 공연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최상진 교수는 “해외공연의 특성으로 인해 공연소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관객들의 공감과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고, 이를 통해 태권도 공연의 세계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우석대 태권도학과를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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