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은 종종 자신에게 향하는 조소나 욕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은 결코 현명한 행동이 되지 못한다. 차라리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가 도움이 될 것이다. 타인으로부터 부당한 비평을 받는다는 것은 능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그것을 걸러들을 수 있다면 마음이 평온해진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무릇 사람이란 다른 사람의 일에 얽매여 있지도 않고, 그 사람의 평판에 별로 관심을 두지도 않는 존재이다. 그들은 하루 종일 자신의 생각에 빠져 있다. 텔레비전에서 누가 죽었다는 뉴스가 나와도, 그보다 훨씬 가벼운 자신의 손가락 상처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남들이 어떤 일을 당했다고 해서, 사람들이 자신의 평소 일을 못하지는 않는다. 공감하고, 슬퍼할 순 있지만, 그것은 잠시의 감정일 뿐, 금방 지나간다. 그만큼 사람은 자신의 생각과 일에 집중되어 있는 존재고, 그 말은 즉, 나 또한 남들의 비난보단 내 일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다. 이 말은 모든 비평을 무시하라는 뜻은 아니다, 부당한 비평을 무시하라는 것이다. 부당한 비평에 얽매이다보면, 오히려 나의 가치관이 흔들릴 수 있고, 스스로의 능률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마음 속에서 정말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일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크게 신경 쓰지 말고, 밀고 갈 필요가 있다. 무슨 일을 하든 어차피 욕을 듣기 마련이며, 또 아이러니하게도, 그 일을 하지 않아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일도 많다. 찬성하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하는 사람이 있고, 날 좋아하는 이가 있는 만큼, 싫어하는 이도 있는 것이 세상사이기 때문이다,

우리 태권도판으로 보면, 온 세상 고민을 다 짊어지고 경기장에서 나갈 때까지 그 고민을 내려놓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항상 웃음을 띠고 웬만한 일에도 눈 하나 까닥하지 않고, 씩 웃고 마는 사람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바보처럼 웃기만 해도 안 되겠지만, 살벌하고, 경직된 경기장에서 누군가의 적당한 유머는 그 경기장에 활력을 불어 넣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어딜 가나 분위기 메이커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사람이라고 고민이 없겠는가. 하지만 매사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기에 항상 즐거울 수 있는 것이다.

개그맨이란 별명을 가진 지도자가 있었다. 그 지도자는 항의할 때는 육하원칙에 의해 엄격하게 항의하고, 경기장에서 나갈 때는 한바탕 웃음을 주고 퇴장하고는 했다. 그가 그렇게 웃음을 준다고, 그 지도자를 바보라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그를 좋아하고, 따르게 되었다.

그처럼 부당한 비평에 휘말렸을 때, 웃음은 커다란 방패가 될 수 있다. 자신도 같이 그 비평에 휘말려 함께 비난하고, 욕하면 일이 커지겠지만, 자신이 그 비평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도움이 될 만한 비평은 받아들이며, 웃음을 보인다면 누가 그를 욕하겠는가. 치졸한 사람들은 웃기만한 사람에게 오히려 모욕을 느끼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결국 자신들의 못된 성정을 내보이는 미련한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그들의 비난을 일일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자신이 잘못된 일이라면,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긍정으로 나아가면 된다. 부당한 비난이라면, 그냥 무시하면 되는 것이다.

한해의 끝자락에 와 있다. 이 맘 때쯤이면, 한 해를 돌아보며 잘한 일과 잘못했던 일을 평가하기도 한다. 잘한 일이야 기분이 좋겠지만, 잘못한 일도 어디 없으랴.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긍정으로 새해를 맞이하면 된다.

태권도 가족 모두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다가오는 갑오(甲午)년 청말띠의 해을 맞이하여 항상 활발하고 건강하시길 기원한다.

 

대한태권도협회 상임심판 엄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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