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제2기 출범에 따른 진통과 대한태권도협회 기술심의회 구성을 앞둔 시점에 우리는 여러 행태의 배신(背信)을 본다. 새로운 집행부의 내부에서는 행정 개편을 겨냥한 이합집산(離合集散) 과정에서 어제의 동지들끼리 서로를 헐뜯고 배신하는 사태가 빚어지는가 하면, 권력을 떼어 놓은 당상쯤으로 여기는 이사들 간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조직간 골육상잔(骨肉相殘)의 조짐이 달아오르고 있다.

자신들을 권좌에 앉혀준 세력들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개혁과 쇄신의 정당화를 명분으로 흘러간 퇴역 장수를 끌어내 ‘제2의 배신’을 도모하려는 사람들은 추해 보인다. 정권을 잡고 내주는 것을 권력의 순기능으로 보는 시각과 경험이 없는 우리의 태권도 풍토 하에서 권력의 상실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이들에게 판 뒤집기의 배신과 배반은 살아남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그러나 초미의 관심사는 판 뒤집기가 아니라 어쩌면 집행부 내에서 벌어질지도 모르는 조직의 배신극에 있다. 세력의 이합집산이 어제의 태권도 역사가 낳은 산물인 데 비해 새로운 집행부는 태권도의 미래를 좌우하는 주요한 축(軸)이 될 것이기에 그 배신의 여부는 태권도인 모두에게 심각한 문제다.


특히 대한태권도협회 2014년 기술심의회 임원 인선을 앞둔 이 시점에서 경쟁은 벌써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경쟁은 아직은 표면으로 부상하지 않고 있지만 물밑에서 끓고 있는 형국이다. 그 정도는 치열하다 못해 치사하기까지 하고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과거의 예로 볼 때 서로 특정관계에 맞물려 조직인선을 결정을 했던 역사를 우리는 갖고 있다. 이에 각 사람들끼리 서로를 헐뜯고 중상모략 하는 정도가 열을 더해가는 요즘의 상황으로 미루어 알력은 자신들의 대립보다 더 심각하고 악성(惡性)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어제 끝난 제8차 국기원 이사회 산회의 진통을 보면서 원칙이 우리 태권도 사회에 통용되는 말인가 하는 의심이 간다. 하지만 원칙을 바로새우는 것이 지금 국기원을 제 궤도에 올릴 새로운 역량을 기대하고 갈망하는 우리 태권도인들에게는 지상의 과제다. 그런데 지금 태권도 제도권에서는 원칙을 떠난 비상식적이고 원론적인 소모전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기원의 신뢰를 절대적으로 확보하는 길은 원칙에 따른 태권도 발전의 대승적 차원의 서로 회합과 마음을 열고 신의와 믿음으로 상생의 절차를 밟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이런 절차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시간이 흐를수록 원칙을 바로잡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런 원칙에서 벗어나서 국기원 제2기 이사선임 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배신의 꼼수와 배반의 술수가 횡행한다면 그것은 국기원의 자멸로 귀결될 것이다. 지금 태권도 제도권 개혁의 여론이 주춤한 것은 어찌 보면 현 국기원 집행부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희망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더 이상 태권도가 분열되면 판을 다시 짜서 마지막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벗어날 수도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여 국기원이던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 제도권 인사들은 무엇이 태권도 발전에 자기들의 소명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 곧 과거가 되고 과거는 역사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당신들의 행동에 훗날 평가가 무엇으로 남을지 생각해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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