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란 보통 자신의 뜻과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하는 말은 곧 나의 생각으로 대변되고, 내가 듣는 말은 그 사람의 생각으로 인식된다. 사람과 사람의 생각을 이어주는 것이 말인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중요한 말이라는 것을 왜 우리는 적게 할수록 좋다고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말수가 적은 사람은 곧, 하지 말아야할 말은 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 없이 많은 말을 하고, 그러다보면 때론 하지 말아야하는 말까지 해버리곤 한다. 하지만 살아가며 되도록 입에 담으면 안 되는 말들이 있다. 거짓말, 과시하는 말, 헐뜯는 말, 바르지 못한 말. 이 네 가지 종류의 말들이 그런 말들이다. 말은 물과 같아서 한번 뱉으면 다시 주워 담을 수가 없기 때문에, 말을 하기 전에는 항상 내가 지금 하려는 말이 내 뜻이 맞는지, 해도 되는 말인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앞서 말한 네 가지 종류의 말은 아닌지 경계해야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말 수는 적어지고, 나의 말은 더 진실해지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군자는 말을 부득이한 경우에만 한다” 하였고, “선한 사람은 말이 적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말을 적게 하려고 해서 선해지는 것이 아니라, 나쁜 말을 경계하다보니 선한 말만 전하게 되고, 결국 그 사람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필자는 태권도 경기장에서 본의 아니게 말실수를 해서 곤혹을 치른 적이 몇 번 있었다. 악의적인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 워낙 바쁘게 돌아가는 경기장이다 보니, 여유를 좀 가지려고 농담을 던진 건데, 그 농담이 비수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조금만 더 깊게 생각하고 뱉었던 말이라면 분명히 좋은 결과로 돌아왔을 텐데, 내 의도만 생각하고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했다. 꿀물인 줄 알고 건넨 말이 사약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거리는 나의 잘못들이었다.
 
이처럼 사람의 잘못은 말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말은 마땅히 정성스럽고 믿음직스럽게 해야 한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상대방을 배려하며, 때를 맞출 줄 알아야한다. 뿐만 아니라 남의 말을 듣는 경우에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중하고 무거워야 하며, 굳이 필요없는 말은 항상 경계해야한다. 필자는 이 말을 익혀 외운지 오래되었음에도 아직 제대로 지키지 못할 때가 많아 항상 부끄러움을 느낀다. 지금이라도 다시 한번 이 글을 머리맡에 적어놓고 항상 새기려고 한다.
 
말하라. 단,
거짓말,
과시하는 말,
헐뜯는 말,
바르지 못한 말은 빼고 하라.
그런 말들은 언젠가 비수가 되어 돌아온다.
 
2013년 10월 15일
상임심판 엄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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