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콘텐츠 산업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 보겠다. 영화, 만화영화, 드라마, 만화책, 소설

 
 
태권도의 발전과 문화 콘텐츠 산업
문화 콘텐츠 산업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 보겠다. 영화, 만화영화, 드라마, 만화책, 소설 등 우리가 보고 즐기며 때로는 그 안에서 지식을 얻는 것들이 문화 콘텐츠이다. 오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이다. 첫째, 태권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문화 콘텐츠 산업과의 연계가 매우 필요하다는 것이고, 둘째로 이를 위해서는 태권도와 문화 콘텐츠 산업 양쪽을 모두 아는 전문가가 육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태권도를 포함한, 현대 무예의 발전사는 문화 콘텐츠산업과 크게 관련되어 있다. 특히 영화가 그러하다. 이소룡은 바로 영화 때문에 전설적 존재로 남게 된 무술가이다. 나는 어떤 사람들이 최배달 씨와 이소룡을 동급으로 놓고 비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무도의 파괴력 면에서 이소룡은 최배달에 미칠 바가 못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갈수록 대중매체에서 이소룡이 더 유명해지는 것은 그가 영화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그 영화가 지금도 남아있고, 그래서 다시 볼 수 있는 그 모습들은 과거이면서도 동시에 현재로서의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오늘날에도 영화를 중심으로 하는 문화 콘텐츠의 영향력은 무술에 크게 작용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 무술에 관심을 갖는 것은, 적어도 내가 보기에 무술 영화 때문이다. 중국, 홍콩 영화를 넘어서 매트릭스와 같은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중국무술이 중심이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중국 무술은 어떤가? 타 무술을 일방적으로 격하시키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무술이든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으니까. 허나 우리가 중국 현지에 가서 이른바, ‘산타’라 불리는 중국무술의 실제적 겨루기 모습을 본다면 그 내용은 영화 속의 환상과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중국무술에도 다른 깊이들이 있을 것이다.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영화에 비치는 중국무술의 모습은 현실과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무술의 상업성은 영화 속의 모습에 있다. 태권도는 어떤가? 이 지면의 다른 칼럼에서도 내가 이미 한탄했지만, 태권도는 영화와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남 좋은 일만 많이 했다. 이소룡이 영화 속에서 빛나는 것은 화려한 발차기의 모습이다.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게 빠지면 이소룡의 가치는 크게 줄어든다. 그런데 그 발차기는 다 태권도에서 나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게 중국 무술에 있는 발차기라고 암암리에 인식한다. 이에 대한 태권도계의 홍보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홍콩 무술에서도 주인공의 화려한 액션은 상당 부분은 태권도의 고난이도 발차기이다. 다시 그것은 중국 무술의 일부처럼 보인다. 한국 무술 사범들이 홍콩에 가서 지도하였기 때문에 전수되었다. 역시 남 좋은 일만 시키고 말았다. 그럼 태권도 영화는 어떻게 되었는가? <한국 무술 미대륙을 점령하다>(이호성 저)라는 책에서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 정도가 성공한 태권도 영화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그러하다. 이런 문제는 영화를 넘어서 드라마에도 나타나고, 그 여파는 일선 도장에까지 이른다. 얼마 전에 태권V가 재상영 되자 태권도장에 관원이 늘었었다. 그러나 태권도 영화나 드라마는 그것뿐이다. 김대중 정부시절에도 문화관광부에서 태권도 홍보영화 제작을 했었다. 그 때 실무를 맡았던 영화감독이 여러 태권도인들을 만나고 협회와 기관들을 둘러보고 결국 나를 찾아왔다. 다른 곳에서는 별로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고, 결국 내가 시나리오 쓰고 편집에도 참여했다. 태권도인이 영화제작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은 태권도인의 명예에 큰 흠은 아님이 분명하다. 태권도인은 태권도와 관련된 본분에 충실 하는 것이 우선적인 의무이기 때문이다. 마치 수학자가 수학 문제를 못 풀면 안 되지만 영화 제작에 도움을 못 줄 수는 있는 것과 같다. 특히 태권도 자체와 관련된 내부, 외부의 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는 그러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권도를 많이 알리고 여러 측면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영화, 드라마, 만화 등과 같은 문화 콘텐츠 산업에 역량이 있는 태권도인을 기르는 것, 그리고 다양한 작가들에게 태권도를 깊이 있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 오늘날은 다양한 분야가 결합하여 블루오션을 창출해 나가는 시대이다. 자기 본분을 잘 지키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본에 불과하다. 그것을 디딤돌로 삼되, 더 많은 홍보와 시장을 창출하고 태권도의 세계를 넓혀나가는 개척적이고 발전적인 관점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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