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태권V가 태권도 홍보에 일조했다고 자부” 31년 만에 극적으로 재개봉 된 로보트

 
 
로보트태권V 김청기 감독
김청기 감독“로보트태권V가 태권도 홍보에 일조했다고 자부” 31년 만에 극적으로 재개봉 된 로보트태권V가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며 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 동안 부동의 1위를 고수해 온 작품은 ‘돌아온 영웅 홍길동’으로 전국의 20만 4천 240명이 극장을 찾았다. 그에 비해 로보트태권V는 지난달 18일 개봉되어 2주 만에 47만 관객을 돌파하며 기분 좋은 흥행기록을 수립 중이다. 설날까지 상영스케줄이 잡혀 있어 2위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보트태권V 관계자는 “설날특수까지 고려하면 로보트태권V의 관객몰이는 적게는 70만, 많게는 80만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순풍에 돛단 듯 순항하고 있는 로봇태권V의 흥행행진에 김청기 감독 역시 상당히 고무되어 있는 듯한 모습이다.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으니까 어느 정도의 흥행은 기대했지만 사실 이 정도의 반응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세월이 지나면 모든 것이 다 잊혀지기 쉬운데 31년 동안 로보트태권V를 기다려준 팬들이 너무 고마울 따름이죠.”김 감독은 “로보트태권V가 상영되는 극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감격스러운 일”이라며 “부모들이 자녀의 손을 잡고 로보트태권V를 보고 있는 모습에서 진한 감동을 받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로보트태권V가 세상에 처음 공개된 70년대만 해도 어린이 문화와 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개념이 희박한 상황이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만화영화는 공부의 적’이라는 의식이 팽배했을 정도니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그런 상황 속에서도 김 감독은 만화영화 감독의 꿈을 간직하고 있었고 언젠가 만화영화를 만들게 되면 그 속에 우리 고유의 것을 담기 위해 고심했다. 그때 떠오른 것이 바로 태권도다. 또한 인간형 로보트가 태권도를 한다는 것 자체도 매우 흥미로운 요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그 당시 주류였던 일본 만화영화의 로보트들은 무기체계도 다양하고 상당히 공격적이었어요. 저는 일본의 것을 답습하기 보다는 우리만의 무언가를 찾아내고 싶었어요. 그때는 북한과의 긴박한 대립과 열강들의 틈 속에서 민족주의가 상당했던 시절이라 우리 것에 대한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도 있었고요.” 로보트태권V의 태권도 동작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김 감독은 왕호체육관의 유승선 관장을 찾아 자문을 구했다. 또한 기본 품새와 겨루기 장면을 16미리 흑백카메라로 촬영해 실제 장면에 따라 캐릭터 동작을 그려나갔는데 이런 로코스토핑 기법은 우리나라 최초의 시도였다. 1976년에 개봉된 로보트태권V는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당시 서울 관객만 18만 명을 기록했고 동양 최대의 극장이라는 대한극장은 밀려드는 관객들을 다 수용하지 못해 인근 극장에서 분산 상영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그 당시 극장에서 박수치며 주제가를 따라 부르던 모습은 2002 한일 월드컵 때의 붉은악마를 연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라며 당시의 열정적인 반응을 소개했다. 31년 만에 부활한 로보트태권V의 모습을 앞으로는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주)로보트태권V에서는 2년~3년 주기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기로 결정한 상태다. 우선 스크린을 통해 차기 작품이 선보이게 되며 그 다음에는 TV브라운관을 통해 안방에서도 로보트태권V를 만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한 로보트태권V와 관련한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개발 중에 있는데 5월 5일 어린이날 선보일 40cm 가량의 로보트태권V MD제품은 어린이는 물론 30~40대 마니아들에게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로보트태권V와 함께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김 감독은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의 미래에 대해 낙관론을 펼쳤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고 다수의 전문 인력이 양상 되었으며 자본구조도 예전과는 비할 바가 아닐 정도로 탄탄해졌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김 감독은 “로보트태권V가 31년 전에 개봉되어 현재까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오면서 태권도의 발전과 붐 조성에도 일조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태권도가 더욱 발전해서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게 되기를 희망 한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또한 “차기 작품을 통해서는 태권도의 다양하고 화려한 동작들을 더 많이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어 “로보트태권V를 본 어린 아이들이 극장 앞에서 태권도 동작을 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귀엽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국기원에서는 태권도 홍보에 이바지한 점을 인정해 김 감독과 로보트태권V에게 명예단증 수여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 로보트태권V의 성공신화가 태권도 부흥의 촉매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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